중국 전문가 "종전70주년 아베 담화, 침략반성 없을 것"
"전후 공헌 부각하며 전쟁책임 최대한 약화하려 들 것"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8월15일 무렵 내놓을 제2차 대전 종전 70주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서 결국은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을 제외할 가능성이 크다고 중국의 일본 전문가가 전망했다.
3일 중국 외교부 주관으로 발행되는 외교학술지 '세계지식'(世界知識) 최신호에 따르면 리웨이(李薇)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소장은 이 학술지가 최근 '전후 70주년, 일본은 진정으로 반성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마련한 전문가 대담에서 "아베는 아마도 침략전쟁을 진정으로 반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의 전후 70주년 담화는 아마도 반성은 하면서도 사과는 하지 않는 비교적 모호한 담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과 한국뿐 아니라 주요 7개국(G7) 등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침략전쟁이 아니었다'는 식으로 말하지는 않겠지만, '침략전쟁이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할 생각도 없을 거라는 분석이다.
리 소장은 설령 아베 총리가 담화에서 '반성'이라는 표현을 쓴다 할지라도 무엇을 반성한다는 것인지 잘 뜯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의 '반성'이라는 모호한 표현에는 전쟁을 일으킨 동기와 아시아 국가, 국민에게 피해를 준 것을 반성한다는 의미뿐 아니라 일본이 왜 그 전쟁에서 졌을까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리 소장은 "정말 그렇다면 그건 여전히 철저하지 못한 반성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베 담화'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또 다른 근거로 아베 총리의 '태생적 한계'를 거론했다.
리 소장은 "전후 70주년 담화는 그가 경선 기간에 제기한 '부흥 일본'이라는 구호의 문맥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며 아베 총리가 말한 '부흥 일본'은 강대할 뿐 아니라 자존심, 자신감이 있고 국제사회로부터 존중받고 완전히 독립된 군사적 능력을 갖춘 '정상국가' 일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같은 아베 총리의 구호는태평양전쟁 A급 전범 용의자였다가 훗날 일본 총리를 지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로부터 이어져온 '포부'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기시 전 총리는 '원대한 포부'를 가진 현실주의자로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는 자신의 정치생명까지 내걸었는데 아베 총리 역시 그와 닮았다는 것이다.
리 소장은 "아베는 전후 70주년 담화에서 전후 일본의 공헌과 평화발전을 더욱 강조하고 숭고한 이미지의 일본을 다시 만들기 위해 일본의 전쟁 죄책을 최대한 약화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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