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지도자들 종전70돌 앞두고 과거사 반성 잇따라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03 17: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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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사태 두고 대립하는 러시아에도 반성 뜻 전해 눈길
메르켈 "나치시대 자행한 일 해결해야 할 특별한 책임"
△ 맨 왼쪽 메르켈 총리, 맨 오른쪽 가우크 대통령 (AP=연합뉴스DB)

독일 지도자들 종전70돌 앞두고 과거사 반성 잇따라

우크라사태 두고 대립하는 러시아에도 반성 뜻 전해 눈길

메르켈 "나치시대 자행한 일 해결해야 할 특별한 책임"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2차 세계대전 종전 70돌을 기념한 독일 정치 지도자들의 과거사 직시와 반성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지만, 나치가 일으킨 전쟁에 큰 피해를 보면서도 이 전쟁을 종식시켜 나치 패망에 이바지한 러시아(옛 소련)에 예외없는 반성과 사의를 전하는 구분 대응 태도가 눈길을 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일(현지시간) 종전 70주년 기념일(8일)을 앞두고 내놓은 주간 팟캐스트 영상에서 역사(과거사)에 대해 이미 끝난 일이니 더는 거론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는 경계의 메시지를 독일인들에게 전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 독일인들은 사려 깊게, 민감하게, 그리고 또한 능숙하게 나치 시대 우리가 자행한 일들을 해결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모스크바 무명용사 묘를 찾아가 헌화하는 일정에 대해서도 "러시아 대응에 의견 차이가 심하지만, (이 일정은) 아주 중요한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언급은 독일 등 서방이 러시아와 크게 갈등하는 상황에서 비록 9일의 러시아 전승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10일 헌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마뜩찮게 여기는 시각에 대한 답변 성격도 띠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당일 푸틴 대통령과 짧게 회동하고 기자회견까지 하는 일정을 마련했다.

나치 과거사에 대한 '독일의 항구적 책임'의 지론을 가진 메르켈 총리는 일요일인 3일에도 나치의 다하우 강제 집단수용소 해방 기념식을 찾아 연설한다. 앞서 2013년 그는 독일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해 나치 과거사를 참회했다.

독일 정부는 다만, 그리스의 나치 점령 피해 배상 요구에 대해선 "이미 다 끝난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은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 주말판 인터뷰에서 나치로부터 해방이라는 종전의 의미를 짚는 대목에서 "비단 소련인들만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소련인들에 의해서도 우리는 5월 8일 해방됐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그들에게 감사와 존중의 뜻을 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전후 소련이 동독에서 속박과 억압, 박해를 일삼았던 것과는 별개로 이것(소련의 나치 해방 기여)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2차 대전 시기 나치에 붙잡힌 소련군 포로가 절반도 살아남지 못한 옛 소련의 고통과 나치의 추악한 과거사에도 주목했다.

그는 오는 6일 빌레펠트 강제 집단수용소를 방문하는 데 이어 8일에는 연방의회에서 열리는 종전 기념식과 전쟁 묘역 참배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부 장관도 2일 베를린 시의회가 주관한 종전 기념식에서 나치로부터 해방이라는 종전의 의미를 되새기고 "독일로선 다시는 이와 같은 일(나치 침략사)이 벌어지지 않게끔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면서 독일의 국제평화 유지 의무와 소수자에 대한 증오 정서 배격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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