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멘서 철권통치자 손자 승마대회 우승에 '뒷말'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대통령 손자의 승마대회 우승을 놓고 뒷말이 많다.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의 손자인 케림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는 지난달 25일 수도 아슈하바트에서 열린 1천200m 승마 경주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다.
현지에서는 그러나 케림굴리의 우승은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크로니클 오브 투르크메니스탄' 등 현지언론은 투르크메니스탄 당국이 케림굴리의 대회 우승을 위해 올해 1월부터 준비를 시작했다고 4일 보도했다.
소식에 따르면 당국은 출신성분 등을 따져 40명의 대회 출전 후보군을 뽑았으며 이 가운데 19명을 선발했다. 이후 말의 속도를 조절할 정도의 실력이 있는 12명으로 선수를 추렸으며 최종적으로 6명의 선수를 케림굴리와 같은 대회에 내보냈다.
케림굴리는 가볍게 우승을 차지했고 현지에서는 "신이 케림굴리보다 말과 사람을 앞서 달리지 못하게 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기행을 일삼던 전임 독재자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가 사망한 뒤 니야조프의 개인숭배 정책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2007년 집권에 성공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자신의 우상화 정책을 추진하고 반대세력을 탄압해 국제사회로부터 니야조프처럼 독재정권을 세우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베르디무하메도프는 자신의 사진을 교사들에게 강매하며 자신의 일대기를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배우게 했다. 또 자신의 동선을 허락 없이 보도했다는 이유로 해당기자가 보안 당국의 조사를 받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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