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지고, 프랑스 뜨고…국제사회 영향력 판도 변화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06 11: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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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하 AP=연합뉴스)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왕세자가 4일(현지시간) 카타르 왕궁인 에미리 디완 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카타르와 70억 달러 규모의 전투기 판매 계약에 서명했다.

영국 지고, 프랑스 뜨고…국제사회 영향력 판도 변화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영국이 국내 사정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급격히 영향력을 잃어가는 반면 프랑스가 그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그동안 영국이 차지했던 걸프 국가들의 가장 중요한 유럽 우방의 지위를 프랑스가 대체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핵심 아랍국가들의 정상회의가 이런 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중동지역 안보 문제를 중점 논의한 이 회의에는 사우디와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 걸프협력이사회(GCC) 6개 회원국 정상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예멘 사태와 시리아 내전, 이란 핵협상 문제 등 중동과 관련한 주요 현안이 논의됐다.

올랑드 대통령은 서방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GCC 회의에 참석했다. 특히 시점이 프랑스가 카타르에 라팔 전투기 24대를 70억 달러에 수출하는 계약이 이뤄진 직후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가 이란 핵협상에서 취해 온 강경한 입장은 많은 걸프 국가들이 여러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 프랑스는 유럽 국가들 가운데 가장 가까운 동맹이었던 영국을 대체하면서 미국 다음으로 가장 믿음직한 안보 파트너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예전 같으면 당연히 영국 몫이었을 경제와 국방 관련 거래에서 프랑스가 실속을 챙기고 있다.

걸프 국가 전제군주들은 여전히 영국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기는 하지만 영국의 중동 전략이 소심하고 갈피를 못 잡을 뿐 아니라 미국에 종속됐다고 평가한다.

반면에 프랑스는 독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프랑스의 이런 자세는 에너지 넘치는 외교정책으로 뒷받침되면서 미국의 장기적 기여를 확신하지 못하는 아랍 왕들에게 갈수록 매력을 얻고 있다.

미국이 2013년 시리아 정권에 대한 공습에서 한발 빼고 영국 의회가 군사작전을 부결시키는 사이 프랑스는 외교적 혼란을 피해갈 수 있었다.

특히 아랍 지도자들은 이란 핵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우려를 공유하는 서방의 유일한 나라가 프랑스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다.

사우디 왕조와 가까운 걸프리서치센터의 무스타파 알라니는 "역사 때문에 영국과 로맨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정책적 면을 보면 영국이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른다. 반면 프랑스의 목소리는 분명히 들린다"고 말했다.

미국 또한 영국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을 우려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일 보도했다.

한때 최우방이었던 영국이 국내 문제로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럽연합(EU)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 영향력이 크게 준 데다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으로 미국의 발등을 찍었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노동당과 보수당의 초접전 양상 속에 7일 치러지는 총선 이후 출범할 연립정부도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워싱턴에서 나온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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