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 전제 조건 없어야 '일대일로' 참여"
(타이베이 CNA=연합뉴스) 대만 정부는 5일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 등 정치적 전제 조건을 내걸지 않는다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샤리옌(夏立言) 행정원 대륙위원회 주임위원(통일부장관격)은 5일 대만 국제라디오(中央廣播電台.RTI) 인터뷰에서 4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국공(國共) 수뇌회담' 결과와 관련, 이렇게 밝히고 "향후 '하나의 중국'이 중화민국이라는 입장에서 여러 국제기구 가입을 적극 고려할 것"이라며 양안관계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샤 주임은 일대일로 사업에서 대만기업들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 발언에 대해 "대만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일종의 구애 발언으로 전혀 놀라운 내용이 아니다"라면서 "전제 조건만 없다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만기업들이 참여할 기회가 많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4일 인민대회당에서 주리룬(朱立倫) 대만 국민당 주석과 회담을 갖고 "대륙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위배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일대일로 사업을 대만 기업들에 우선(優先) 개방하는 등 적절하게 안배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와 관련, 샤 주임은 "AIIB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차원을 뛰어 넘는 국제문제"라고 강조한 뒤 "중국은 우리의 창립 회원국 참여 요청을 거부했으면서도 주권 문제 등 거부 이유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우리는 대만의 AIIB 가입 희망 의사를 환영한다"면서도 "양안관계가 평화·발전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92컨센서스(92공식·九二共識)와 '대만 독립 반대'의 정치적 기초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과의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단서를 단 것이다.
'92컨센서스'는 지난 1992년 홍콩에서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海協會)와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海基會)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일컫는다.
한편 샤 주임은 중국의 양안정책 총괄기관인 국무원 대만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과의 회동을 추진중이며 이달 말께 대만 진먼(金門)현에서 만나 양안 간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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