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총선 D-1, 다양한 새 정부 구성 시나리오
'헝 의회' 전망 속 다수 정당 참여 연정 점쳐져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7일(현지시간) 영국 총선에서 특정 정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른바 '헝 의회(Hung Paliament)'가 출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총선 이후 새 정부 구성을 둘러싸고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다.
◇ '헝 의회' 전망
지난 5일 공개된 여론조사업체 유거브 정당지지도 조사들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은 34%로 동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공개된 포풀러스 조사에서도 보수당과 노동당 지지도는 34%로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애쉬크로포트 조사에선 보수당이 32%, 30%인 노동당을 2%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거브는 지지도를 의석수로 환산하면 보수당이 276석, 노동당이 272석,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이 52석, 자유민주당이 24석, 웨일스독립당이 3석, 영국독립당(UKIP)이 3석, 녹색당이 1석 등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선거 전망 인터넷사이트인 일렉토럴 칼큘러스는 여론조사업체들의 조사 결과들을 토대로 보수당이 33.9%, 노동당이 31.5%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분석했다.
의석수로는 보수당이 282석, 노동당이 275석, SNP가 52석, 자유민주당이 18석, 웨일스독립당이 3석, UKIP과 녹색당이 각 1석 등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수당이 한자릿수 차이로 제1당이 되겠지만 과반 의석(326석)에는 44~50석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 보수당·노동당, 다수정당 참여 연정 불가피할 듯
보수당이 노동당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더라도 양당 모두 과반 의석에는 못 미치기 때문에 연립정부 구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수당이 제1당이 되더라도 연정 구성에 주도권을 쥐는 것은 아니다. 의석 차이가 근소하면 보수당과 노동당을 포함해 모든 정당이 사실상 동시에 연정 협상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현재 연립정부를 구성한 보수당+자유민주당으로는 과반 의석 확보가 어렵다.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DUP), 극우성향의 UKIP, 기타 세력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반면 노동당은 여론조사결과대로 275석 안팎을 얻으면 SNP와 관계 설정이 정부 구성 여부를 좌우하게 된다.
노동당은 자유민주당과 반(反) 보수당 진영(웨일스독립당·사회민주노동당·녹색당)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
자유민주당은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에 연정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노동당은 그럼에도 어떤 형태로든 SNP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
SNP는 일찌감치 '보수당 재집권' 저지를 선언하고 노동당에 손을 내밀었지만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SNP와는 연정도 정책연대도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노동당이 SNP와 느슨한 협력 형태인 '사안별 투표 협력' 아래 소수당 내각을 출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보수당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연정 구성에 실패하고 노동당도 같은 처지에 있을 경우 소수당 내각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소수당 정부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존재한다.
실제 1974년 노동당이 과반에 못 미치지만, 집권 보수당을 4표 차로 누르고 제1당이 된 뒤 소수당 정부를 구성한 적이 있다.
그러나 법안이 의회에서 무산되자 의회 해산을 청원해 같은 해 다시 총선을 실시해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여론조사 결과들은 두 개 정당이 연정을 구성한 지난 총선과 달리 이번 총선 이후 다수 정당이 참여하는 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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