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맞은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1995년 마지막 국가관으로 건립
(베네치아=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1895년 이탈리아 국왕의 제25회 결혼기념일을 맞아 창설된 '베니스 비엔날레'는 국제 미술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미술전으로 꼽힌다.
비엔날레라는 용어도 이곳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다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전한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해를 거듭하면서 참여국이 자국 작품을 선보일 공간 요청을 함에 따라 1907년 벨기에를 시작으로 국가관이 만들어졌다.
참여국이 자국 커미셔너를 선정하고 대표작가 작품을 선보이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이로 인해 '현대미술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미국 휘트니 비엔날레,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꼽히기도 한다.
한국관이 세워진 것은 베니스 비엔날레가 창설된 지 100주년이 된 1995년이었다.
한국은 1986년 처음 참여한 후 전시관이 없어 이탈리아관의 작은 공간을 배정받아 이용하다가 9년 뒤 27번째로 독립된 국가관을 건립했다.
1993년 세계적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이 독일관에 참여해 독일관이 황금사자상을 받자 건축가 김석철에게 한국 현대미술에 기여하고 싶다며 한국관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
1995년은 베니스 비엔날레 창설 100주년을 맞아 추가로 마지막 국가관 건립 계획이 알려진 시점이었다.
당시 베네치아 측은 카스텔로 자르디니가 녹색보호구역이어서 의회 결의를 거쳐야 하고 도시 전체가 문화재이니 문화재위원회도 통과해야 한다며 난색을 보였다고 한다.
백남준은 마시모 카치아리 시장에게 서신을 보내 '한국과 북한이 하나의 관에서 전시를 하게 된다면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남북 공동전시 가능성을 제시했다.
결국, 총 공사비 12억3천여만원을 들여 완공된 한국관은 연면적 242.6㎡ 규모를 갖췄다.
개관하던 첫해 전수천, 1997년 강익중, 1999년 이불 작가가 3회 연속 특별상을 받았다.
2014년 건축전에선 조민석이 커미셔너를 맡은 한국관이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한반도 오감도'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한국관 전시는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바탕으로 남북 건축 100년을 조망했다.
1995년 한국관 건립 당시 남북 공동 전시를 이루지 못했지만, 지난해에는 내용 측면에서 남과 북의 문화를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한국이 건축전에 참여한 것은 1996년부터였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홀수해에는 미술전이, 짝수해에는 건축전이 열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여러 미술계 인사의 지원으로 우리 정부가 한국관을 건립해 한국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교두보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빈 문화예술위원장은 이날 개막식에서 "올해는 한국관이 20주년을 맞은 해"라며 "앞으로도 한국 미술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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