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세안 단결 안하면 남중국해 세력확장 나설 것"
미국 전문가 "중국 해상전략은 아세안과 미국에 악몽"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중국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이 단결된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세력확장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보수성향 정책연구기관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마자 연구원은 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논평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이 역내 국가들과 미국의 우려 대상이 되는데도 아세안 국가들은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예측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6일 보도했다.
마자 연구원은 아세안 10개 회원국이 지난주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한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관한 대응으로 연합전선을 구축하지 못하고 이견을 드러냄으로써 아세안이 중국의 남중국해 확장 의도에 심각한 도전 세력이 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가 의회의 국방예산 삭감으로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무력 대응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기고문은 영국 잡지 이코노미스트,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등의 매체들도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평화적 해결 대신 인공섬 건설을 통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함으로써 역내 안전과 안보에 악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기고문은 이어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이 지난 3월말 중국이 남중국해에 '모래로 만든 장성'을 쌓아 주변국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고 상기했다.
미국 군부는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통해 인접한 작은 나라들에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동시에 해역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기고문은 지적했다.
중국이 인공섬 건설을 계기로 남중국해의 기존 안보질서를 조금씩 잠식하다 결국 자국 세력권으로 병탄할 전략이며, 국제사회가 이런 전략에 대응할 수단과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는 관측들도 나오고 있다.
신미국안보센터 밴 잭슨 연구원은 최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은 매우 까다롭고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중국이 전통적인 군함 파견이나 무력 행사를 한다면 효과적인 대응 방안이 있지만 무인기 사용이나 인공섬 건설 등에는 마땅한 대응책 마련이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 측은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대해 당당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중국 샤먼(厦門)대학 동남아연구소 리진밍(李金明) 교수는 VOA 인터뷰에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남중국해 주변 국가들은 이미 해상의 암초에 비행장과 활주로를 건설했다면서 관련 당사국 중에서 가장 늦게 해상 건설 활동에 나선 중국에 대해서만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한편 우성리(吳勝利) 중국 해군 사령관은 지난 1일 조너선 그리너트 미국 해군 참모총장과의 화상회의에서 남중국해 구조물 건설이 선박, 항공기의 운항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중국해에서 자국이 건설한 민간시설을 미국에도 개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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