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으로 喪못치러…아들 잠적한 듯(종합)
경찰, 아들로 추정되는 차 주인행방 추적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주차된 승합차 안에서 두 달 전에 숨진 사람의 시신이 오동나무 관속에 담긴 채로 발견됐다.
7일 오후 1시 15분께 부산시 사하구 신평동의 한 염색공장 옆 골목길에 주차된 스타렉스 차량 안에서 오동나무 관속에 있는 70대 할머니의 시신이 발견됐다.
"어제 낮에 주차된 차량에서 심한 악취와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썩은 물이 흘러나온다"는 염색공장 직원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가 발견했다.
차량 조수석 의자가 완전히 뒤로 젖혀져 평평한 상태였고 그 위에 태극기로 감싼 오동나무 관이 올려져 있다.
관 주위에서는 수박 등 제사용 음식이 널려 있었고, 특정 종교명이 쓰인 서적도 나왔다.
경찰은 관을 인근병원으로 옮겨 개봉하자 그 속에서 할머니로 추정되는 시신이 반듯하게 누운 상태로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 할머니는 부산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2월 28일 질병으로 숨진 김모(73) 할머니로 신원이 확인됐다.
경찰은 또 스타렉스의 차주가 김 할머니의 아들 A(48)씨임을 확인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 상태로 보아 김 할머니가 사망한 이후 A씨가 시신을 계속 차에 보관한 상태에서 두 달이 조금 넘게 차를 운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A씨를 찾아 자세한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시신 유기로는 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추정된다"면서 "탐문한 결과 할머니의 시신을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했으나 아들이 경제적 이유로 매장하지 못하고 지인들에게 묘지 살 돈을 빌리러 다녔던 것으로 보아 경제적 어려움 등이 매장을 못 한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