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터키 스트림 가스관 사업 참여시 그리스에 금융지원"
그리스 총리와 통화서 우크라 우회 가스관 건설 참여 촉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우회하기 위한 '터키 스트림' 가스관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그리스에 차관을 제공하는 방안을 실제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궁은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날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터키 스트림 가스관 건설에 참여하는 그리스 기업들에 차관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구체적 금액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자국 남부에서 흑해 해저를 통해 터키 서부 지역으로 연결되는 약 1천100km 길이의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부설하고 터키와 그리스 국경 지역에 유럽 국가 공급용 가스 허브를 건설한 뒤 이후부턴 수입자인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직접 자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건설하도록 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터키 스트림 가스관의 용량은 연 630억 큐빅미터(㎥)로 계획되고 있다.
러시아의 이같은 계획은 그동안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을 위해 주로 이용해온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추진되고 있다.
옛 소련 소속국 우크라이나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유럽화 노선을 추구하며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 관계에 들어간 것이 이같은 계획을 부추기는 배경이 됐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달 말 언론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터키 스트림 건설에 참여하는 협정에 서명하면 러시아로부터 30억 유로(약 3조7천억원)를 선불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지난달 중순 그리스가 터키 스트림 사업에 참여할 경우 러시아로부터 30억~50억 유로의 차관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잡지는 이러한 합의가 4월 초순 러시아를 방문했던 치프라스 총리와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졌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크렘린궁은 이같은 합의에 대해 부인해왔다.
한편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 사장 알렉세이 밀레르와 터키 에너지부 장관 타네르 이을드즈는 7일 모스크바 회담에서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2016년 12월부터 가동하기로 합의했다고 가스프롬 공보실이 밝혔다. 가스프롬은 이같은 합의 일정에 따라 터키 스트림 가스관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보실은 덧붙였다.
터키는 독일에 이어 두번째로 큰 러시아산 천연가스 구매국이다. 지난해 가스프롬은 흑해 해저를 관통하는 '블루 스트림' 가스관 등을 통해 터키에 274억㎥의 가스를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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