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승전행사 참석 쿠바 카스트로와 정상회담
"정치·경제 협력, 국제현안 논의"…카스트로 푸틴에 "귀한 친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모스크바를 방문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회담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카스트로 대통령을 만나 회담을 시작하면서 승전 기념식에 참석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또 지난해 7월 쿠바를 방문했을 때 쿠바 지도부가 자신을 뜨겁게 맞아준 데 대해서도 고마움을 전했다.
푸틴은 이날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한 외국 정상들 가운데 처음으로 카스트로와 회담했다.
푸틴은 올해 러시아와 쿠바가 외교 관계를 복원한 지 55주년을 맞는다면서 오랜 역사를 가진 양국 관계가 질적으로 빠르게 발전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회담에서 푸틴을 '귀한 친구 푸틴'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그는 "위대한 승리(2차대전 승전)의 날에 러시아에 오지 않을 수 없었다"며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이후 두 정상은 언론을 물린 채 비공개 회담에 들어갔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외교수석)은 양국 정상이 정치, 통상, 경제 협력 및 국제·지역 문제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는 최근 들어 남미의 우방국인 쿠바와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푸틴은 2000년 대통령에 처음 취임했을 때 옛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해, 라울의 형이자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이었던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 소원해진 양국 관계를 다시 잇는 물꼬를 텄다.
라울 의장은 2009년 1월 모스크바를 공식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현 총리)과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맺음으로써 양국 동맹 관계를 확실하게 복원했다.
냉전시절 옛소련의 경제 원조에 절대적으로 의지했던 쿠바는 1991년 소련이 붕괴한 후 지원이 중단되고 미국이 주도하는 쿠바 제재에 러시아가 동참하면서 양국 관계가 한때 소원해졌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카스트로 의장과의 회담을 시작으로 8일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9일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10일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잇따라 회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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