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최악의 어린이 실종사건 재판, 심리무효로 끝나
배심원단, 용의자에 대한 유무죄 평결 합의 못해
(뉴욕 AFP·AP=연합뉴스) 미국 뉴욕 연방법원은 8일(현지시간) 36년 전 실종된 6세 남자어린이 이튼 패츠를 살해했다고 진술한 페드로 에르난데스(54)의 재판에 대해 '심리 무효'를 선언했다.
뉴욕 맨해튼연방법원 맥스웰 와일리 판사는 배심원단이 지난 18일간 논의를 계속했지만, 의견 불일치로 에르난데스를 유무죄로 단정하는 데 합의하지 못했다고 통보해옴에 따라 이날 이같이 판시했다.
12명의 배심원단은 에르난데스 혐의를 놓고 협의를 거듭했지만, 배심원 한 명이 그의 유죄에 동조하기를 거부하면서 합치된 평결을 내놓지 못했다.
에르난데스의 유죄를 의심한 배심원은 그의 정신병력에 마음이 흔들렸다며, 자백에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튼 패츠는 1979년 5월 25일 처음으로 혼자 뉴욕 맨해튼의 집을 떠나 등교하려고 버스정류장으로 가던 중 종적을 감췄으며 아직 그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어린이 실종사건으로서, 어린이 납치에 대한 대대적인 경각심을 불러일으킬만큼 관심을 모았지만 수사가 진척되지 못해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을 될 뻔했다.
그러던 중 경찰은 실종 당시 이튼의 집 근처 편의점에서 일하던 에르난데스가 친척 등에게 '뉴욕에서 아이를 해쳤다'고 말했다는 제보를 받아 사건 발생 30여년만인 2012년 그를 체포했다.
에르난데스는 검경 조사에서 자신이 이튼의 목을 조른 후 아직 살아있는데도 비닐봉지에 넣은 다음 상자에 담아 거리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 변호인은 그의 자백은 정신 이상에 따른 상상에 불과하다면서 그가 수년 동안 항정신병약을 복용했고 체포 후에도 환각을 수반한 인격장애로 판정됐다고 주장했다.
에르난데스도 지난 1월 시작한 재판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자신은 무죄라고 항변했다.
법원의 이번 심리 무효 선언 후 에르난데스는 다시 구금상태에 놓였으며 재판부는 다음달 10일 다시 회동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AFP에 재판부가 내달 모이면 공판기일을 새로 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검찰 측은 재판부에 새로운 심리일정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재판 과정을 줄곧 지켜본 이튼의 아버지 스탠 패츠는 에르난데스가 아들을 납치해 살해했다고 확신한다며 "배심원단이 평결에 이르지 못한 것이 정말 실망스럽다. 우리의 오랜 시련이 끝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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