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서 흑인에 차별 발언한 미국 교장 '뭇매'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고등학교의 한 백인 여성 교장이 졸업식에서 흑인을 겨냥해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가 거센 사임 압력에 직면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 NBC 방송을 보면, 조지아 주 스톤 마운틴 시의 대안학교인 TNT 아카데미의 창립자이자 교장인 낸시 고둑은 이틀 전인 8일, 졸업식에서 느닷없이 인종차별적인 말을 내뱉었다가 한 참석자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딱 걸렸다.
졸업생 대표의 연설 순서를 건너뛴 고둑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졸업식이 끝났다며 식장을 떠나라고 했다가 나중에 실수를 깨닫고 다시 학생들을 불러모았다.
그러나 학생들이 모이지 않고 소란이 이어지자 그는 "누가 자리를 뜨는지 봐라. 모두 흑인이다"라고 읊조렸다.
이 장면을 찍은 한 참석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영상을 올리면서 고둑 교장은 삽시간에 비난에 휩싸였다.
동영상의 내용을 접한 미국 전역의 흑인들은 고둑 교장의 사임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둑 교장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생에 한 번뿐인 졸업식 분위기를 망치는 게 싫었다"면서 "소란이 계속 이어졌을 때 고개를 들어 보니 모두 흑인 가족이 자리를 뜨고 있어서 그렇게 말한 것뿐"이라며 거리낌 없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그같은 해명에 더 격분한 흑인 학부모들이 교단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압박하자 고둑 교장은 태도를 180도 바꿔 학부모에게 인종 차별이 아니라 실망감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전자메일을 보내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지역 방송에 출연해 눈물을 보이며 재차 고개를 숙였지만, 그의 아들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으면서 사태는 더 악화했다.
고둑 교장의 아들은 9일 페이스북에 어머니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변호한 뒤 자신의 주소를 올리고 어머니를 비판하는 사람들과 일대일로 만나자는 글을 올렸다가 더 큰 역풍을 자초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소개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