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는 영국에 타격"…글로벌 금융투자업계 한목소리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최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예상 외의 승리를 거두면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 투표 실시를 공약한 보수당이 이번 총선에서 예상외로 압승을 거둠에 따라 관련 국민투표가 시행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대니얼 고드프리 영국 투자협회 회장은 "(총선 결과에) 너무 놀랐다"며 "영국 투자업계로서는 EU에 남아있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영국의 한 펀드회사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자산관리업계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며 "EU는 영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이며 EU를 탈퇴하면 영국의 핵심 시장에서 배척당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커 누세이베 에르메스 자산운용 최고경영자는 "스위스가 EU에 포함되지 못해 금융 중심지 자리를 넘겨줬다"며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영국도 유럽 금융의 중심지 자리를 내놓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도미닉 로씨 주식부문 최고투자책임자는 "브렉시트는 영국 기반의 회사들에 반드시 손해를 입힌다"며 "다국적기업들이 런던에 있는 것은 런던이 유럽에서 사업하기에 좋은 장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블랙록의 투자 전략가 이완 카메론 와트도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영국에 기반을 둔 펀드 회사들이 유럽 대륙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월 네덜란드 자산운용사 로베코의 레온 코넬리센은 "브렉시트는 자살행위"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의 브렉시트 우려에도 8일(현지시간) 파운드화, 금값, 영국 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이는 노동당이 승리했다면 더 큰 금융 규제와 과세에 시달리게 되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그러나 투자회사 인베스텍의 헨드릭 두 투와 최고경영자는 "EU와 영국 정부 사이의 회원국 지위 재협상의 어려움과 스코틀랜드 독립 국민투표 가능성이 가시화되면 시장이 지금과 같은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은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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