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벨라루스, 정상회담서 20개 협력문서 서명
시 주석 벨라루스 방문 계기…'일로일대' 구상 실현에 협력키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국과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벨라루스 방문을 계기로 약 20건의 각종 협력 문서에 서명하며 협력 강화 의지를 천명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정상회담 뒤 중-벨라루스 우호협력 조약, 포괄적 전략파트너십 관계 발전을 위한 공동선언문,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 등에 서명했다.
중국 국립개발은행이 벨라루스 국립개발 은행에 7억 달러, 벨라루스 최대 상업은행인 벨라루스 방크에 3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는 협정도 체결됐다.
두 나라 정상이 서명한 공동선언문에는 벨라루스가 시 주석이 제시한 신(新)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실현을 위해 교통·운송, 인프라·통신의 고리 역할을 맡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공동선언문에는 또 중국이 벨라루스 내정에 대한 어떤 명분의 외부 개입에도 반대한다는 내용과 벨라루스는 중국의 일국 체제를 지지한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루카셴코는 회담에서도 중국의 일로일대 구상을 지지한다면서 벨라루스가 시 주석의 신실크로드 구상 실현을 위한 고리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카셴코는 또 "서방이 우리의 일부 정책을 비판하면서 국제적 고립을 경고할 때마다 중국 같은 국가와의 우호 관계가 있는 한 벨라루스의 국제적 고립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고 소개했다.
시 주석은 루카셴코를 중국의 '중요한 친구'라고 부르면서 자신의 벨라루스 방문이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 장소를 제공하는 등 분쟁 해결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
양국은 이날 회담에서 현재 연 40억 달러 수준인 양국 간 교역액을 조만간 두 배로 늘리고 교역에서 양국 통화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또 중국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공항 인근에 지난 2012년부터 건설해 오고 있는 중-벨라루스 공동경제특구 '벨리키 카멘'(巨石)에 투자를 늘리기로 약속했다.
중국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러시아와의 밀월 관계를 토대로 옛 소련 국가들로도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시 주석은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행사 참석을 전후해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옛 소련 국가 카자흐스탄과 벨라루스를 함께 순방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는 올해부터 상품·자본·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목표로 한 옛 소련권 경제공동체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출범시킨 후 단일 경제권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시 주석의 3개 EEU 회원국 방문은 중국이 옛 소련권 경제공동체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중국의 신실크로드 경제권 구상 실현에 중요한 EEU와의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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