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 유혈 충돌 마을 서서히 평온 회복"
야권 반정부 시위 지속…나토·EU, 여야 대화 촉구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 알바니아계 무장 세력을 진압하려다 경찰관과 주민 등 14명이 사망한 마케도니아의 마을이 평온을 되찾아 가고 있다.
지난 9일과 10일 유혈 충돌로 경찰관 8명과 주민 6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친 마케도니아 쿠마노보 마을 주민들이 11일 집으로 돌아가면서 사태가 진정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발칸 전문 매체인 '발칸 인사이트'가 보도했다.
마을의 주택 벽면 곳곳은 총탄 자국으로 패였고 차량이 부서진 채 방치돼 있고, 곳곳에 탄피가 흩어져 있어 마을은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주민들은 지난 2001년 알바니아계 민병대와 마케도니아계 주민 간 유혈 사태 때도 충돌이 번지지 않았던 만큼 이번 충돌도 양측 관계를 훼손하지 않기를 희망했다.
이 마을은 알바니아계 주민이 37%가량으로 마케도니아 내 평균 25%보다 다소 높다.
마케도니아 정부는 애초 수십 명의 주민이 마케도니아 전역에서 치안을 어지럽히려 테러 공격을 시도하려다 경찰에 적발, 무력화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10일 이 마을에서 투항한 30명을 분류한 결과 코소보 주민이 18명, 1명은 독일에 거주하는 알바니아 주민, 9명은 마케도니아 주민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부는 밝혔다.
그러나 알바니아계뿐만 아니라 마케도니아계 주민도 정부 설명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마케도니아 야권은 니콜라 그루에브스키 현 총리가 2만명에 이르는 민간인의 전화 도·감청한 의혹을 폭로하며 정권 퇴진을 요구하자 정부가 이번 유혈 충돌 사건으로 민족 갈등을 부추겨 주의를 돌리려 한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야권은 이날도 수도 스코페에서 시위를 벌이는 한편 오는 17일 예정대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기로 재확인했다.
마케도니아 정부는 마케도니아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지 못한 탓에 이런 급진 세력이 발호하고 있다면서 조속한 EU 가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케도니아는 2005년 EU 후보국이 됐지만, 국호를 둘러싸고 빚은 그리스와 갈등을 풀지 못해 EU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는 공동 성명을 내고 쿠마노보 마을 사건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별건으로 보고 마케도니아 사회내 관계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마케도니아 여야에 대화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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