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계 황제 뽑기 어렵네…12시간 토론에도 불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2 0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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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이 뽑는 베를린필 수석지휘자 선출 실패…연내 다시
미래지향 세대교체냐, 독-오 레퍼토리 강한 전통 중시냐
△ 2013년 11월 한국 찾은 베를린 필하모닉(연합뉴스 자료사진)

클래식음악계 황제 뽑기 어렵네…12시간 토론에도 불발

단원이 뽑는 베를린필 수석지휘자 선출 실패…연내 다시

미래지향 세대교체냐, 독-오 레퍼토리 강한 전통 중시냐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베를린필하모니의 차기 수석지휘자 선출이 불발됐다.

베를린필 단원 124명은 이날 베를린 시내 한 교회에서 오는 2018년 계약이 만료되는 사이먼 래틀(1955년생) 수석지휘자의 후임을 뽑으려고 11시간 30분 동안 모임을 가졌으나 선출하는 데 실패했다고 일간 타게스슈피겔 등 외신들이 전했다.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황제 자리라는 별칭도 따르는 베를린필 수석지휘자는 정해진 후보 없이 단원들의 추천과 투표로 선출되는 독특한 전통이 있다.

페터 리겔바우어 단원은 모임 이후 밖에서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에게 "몇 차례 투표가 있었으나 유감스럽게도 오늘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연내 다시 모임을 열고 선출 작업을 반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원의 설명으로 미뤄 이날 선출 불발의 직접적 원인은 특정한 추천자에 대해 투표가 이뤄졌으나 '단순 과반'을 넘는 것으로 규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선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차기 수석지휘자로 유력한 인물은 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과 영국 시티 오브 버밍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겸임 중인 라트비아 출신의 안드리스 넬손스(1978년생)와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 음악감독인 크리스티안 틸레만(1959년생)이라고 클래식 음악계는 보고 있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의 카펠마이스터이며 라 스칼라를 맡을 예정인 리카르도 샤이(1953년생)도 거론되지만, 이들 두 사람에 비해서는 가능성이 작다.

또 다른 후보로 거명되는 구스타보 두다멜(1981년생)은 최근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과 계약을 연장했고, 마리스 얀손스(1943년생)도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계약 기간을 늘렸다.

이밖에 다니엘 바렌보임(1942년생) 역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등 기존 자리가 많은데다가 나이도 적지않아 넬손스와 틸레만에 비해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클래식 전문가는 "넬손스가 된다면 베를린필 단원들이 상당히 젊은 음악감독을 맞아 세대교체를 통한 미래 지향의 흐름을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고, 틸레만이 된다면 독일-오스트리아 레퍼토리에 강점을 지닌 지휘자를 택해 전통 회귀로 간다는 함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클래식 음악팬들이 기억하는 베를린필 수석지휘자로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하 재임 기간. 1955∼1989년)과 클라우디오 아바도(1989∼2002년)가 있다. 지금의 래틀 수석지휘자는 2002년 6월 계약이 끝난 아바도의 지휘봉을 그해 9월 넘겨받아 지금껏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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