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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오른쪽)이 12일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의 대통령 관저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맞아 악수하고 있다. 2015.5.12 |
미-러 첫 고위급 접촉…우크라 사태 등 국제현안 논의
푸틴, 케리 면담…케리 "소통채널 중요, 솔직한 토론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와 미국 지도부가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처음으로 만나 우크라이나 문제를 포함한 국제 현안들을 논의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오후 5시께(현지시간)부터 흑해 연안의 자국 남부 휴양도시 소치의 대통령 관저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면담했다.
케리 장관은 이에 앞서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약 4시간 동안 소치 시내 호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양국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와 예멘 사태, 이란 및 시리아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푸틴 대통령, 라브로프 장관과 이란,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 주요 국제 현안에 관해 솔직한 토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제 현안들에 대처하면서 미-러 간 소통 채널을 열어 놓은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케리 장관과의 회담이 끝난 뒤 '회담이 어떻게 진행됐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훌륭했다"고 답했다.
라브로프는 회담장에서 남부 곡창 지대인 크라스노다르 지역에서 생산된 토마토와 감자,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상징물이 그려진 티셔츠 등을 케리에게 선물하는 등 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애썼다.
케리와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뒤 함께 푸틴 대통령을 접견하러 갔다.
케리는 이날 오전 소치에 도착한 직후엔 현지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전몰용사 추모비를 찾아 헌화했다.
미 정부 고위인사가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러 양국은 약 1년간의 냉전 뒤 관계 회복을 위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2차대전 승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한 밀로슈 제만 체코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러시아가 서방과의 관계 동결을 주창한 것이 아니며 러시아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에선 이번 미-러 고위 접촉이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제2의 냉전을 방불케하는 최악의 수준까지 악화했던 양국 관계를 회복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 미-러 관계 회복을 얘기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케리는 러시아에 이어 13일 소치에서 가까운 터키 안탈리야를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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