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배달원 아들·주차장집 딸…캐머런의 '블루칼라 내각'(종합2보)
캐머런, 내각 첫 회의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정당" 강조
(런던·서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공병설 기자 = '우유배달원 아들, 주차장 집 딸, 파키스탄 버스운전사 아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새 내각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귀족이나 부유층을 위한 고급 사립학교가 아니라 일반 공립학교 출신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2010년 캐머런 총리의 첫 번째 연립정부 내각에선 공립학교 출신 비율이 21%였지만 이번에는 두 배 이상으로 높아져 43%에 달한다.
대표적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무임소장관 겸 보수당 부당수로 승진 임명된 로버트 할폰이다. 하원의원 시절 주로 생활비 관련 이슈에 집중했던 할폰은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연료세 폐지를 촉구한 것을 계기로 '의회에서 가장 비싼 의원'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노동·연금부의 고용담당장관에 임명된 프리티 파텔의 부모는 우간다 이디 아민 정권을 피해 영국으로 이주한 뒤 가게를 열어 생계를 꾸렸다. 파텔은 존 메이저 전 총리 시절 보수당에 합류해 조사업무를 맡은 이력을 갖고 있다.
그레그 클라크 지역사회·지역정부 장관도 공립학교 출신이다. 우유배달원이었던 아버지를 뒀다.
1980년대 지역 TV방송 기자였던 애나 소우브리 신임 소기업담당장관은 링컨션 주에 있는 주차장 집 딸이고, 사지드 자비드 기업·혁신·기술부장관의 아버지는 파키스탄의 버스 운전사였다.
교통부장관에 임명된 패트릭 매클로플린은 본인이 전직 광부다.
이밖에 리즈 트러스 환경장관, 마크 하퍼 원내총무, 저스틴 그리닝 국제개발장관, 필립 해먼드 외교장관 등도 모두 공립학교 출신들이다.
이번 내각에서는 또 여성들의 약진과 함께 캐머런 총리의 후임으로 유력한 오스본 장관의 측근들이 대거 승진한 점도 눈에 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내각 첫 회의를 열고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정당"을 강조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이 내각을 '블루칼라 보수'라고 지칭할 수 있고, 다른 이들은 열심히 일하는 납세자들의 편에 있는 내각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서 "나는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정당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직업에 대한 자존감, 급여에 대한 긍지, 자신만의 주택, 안전, 가족부양 능력에서 오는 마음의 평화 속에서 성공할 기회를 제공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머런은 "좋은 삶, 성취감을 느끼는 삶,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이용하는 삶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현실에 기반한 접근을 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내각은 오는 27일 개원할 국회에서 추진할 첫 입법 프로그램을 논의할 예정이다.
보수당은 고용관련 법안과 아동복지에 초점을 맞춘 법안이 새 내각의 첫 입법 프로그램의 핵심에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관련 법안은 향후 5년간 200만개 일자리 창출과 300만개 견습생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 법안이다.
또한 이 법안은 각 가정이 받을 수 있는 연간 복지혜택 한도를 2만6천 파운드에서 2만3천 파운드로 낮추는 방안도 담고 있다.
총리실은 "일을 할 때 더 나은 삶을 살수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뭔가를 얻는 문화는 끝났다는 것을 확실히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법안은 3~4세 아이 무상보육 시간을 주당 15시간에서 30시간으로 확대하는 등 아동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캐머런 자신도 이 법안의 수혜자가 된다.
자비드 기업장관은 자유 기업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이행되도록 하는 관점에서 고용 관련법을 다시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심 공공서비스 사업장의 경우 투표자격이 있는 조합원들의 40%가 실제 투표에 참여했을 때에만 파업 찬반 투표를 인정하는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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