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래틀리 해역서 해군 함정, 근접 감시 '신경전'
미국-중국, '남중국해' 놓고 갈등 고조(종합2보)
미국, 군함·군용기 배치 검토…중국 "도발 중단" 반발
스프래틀리 해역서 해군 함정, 근접 감시 '신경전'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홍제성 특파원 = 전 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간에 남중국해 이슈를 놓고 갈등의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각국과의 영유권 분쟁이 치열한 남중국해에 군함과 군용기 배치를 검토하자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계자는 12일(현지시간)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에서 건설 중인 인공섬에서 12해리 이내에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는 방안을 포함한 대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해역에서 항해의 자유를 보여주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라며 "어떤 대책도 백악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펜타곤은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보도는 오는 주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나왔다.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지금까지 해군 정찰기나 함정을 인공섬에서 12해리 이내에 보낸 적이 없다.
이에 대해 중국은 크게 반발하면서 미국 측에 도발적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미국 측에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지지하지만, 항행의 자유는 외국 군함과 군용기가 마음대로 한 국가의 영공과 영해에 들어오는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스스로의 영토 주권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면서 영유권 강화조치를 시사하면서 "우리는 관련 국에 신중한 언행과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위 중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미군과 중국군 함정은 지난 11일 스프래틀리 해역에서 한 때 근접해 상대방을 감시하면서 신경전을 빚기도 했다.
홍콩 봉황망(鳳凰網)에 따르면 미 해군 포트워스함(LCS)이 11일 스프래틀리 해역 쪽으로 접근하다 중국 해군 호위함 옌청(鹽城)함에 근접했다.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으나 미군 측은 당시 자신들이 공해상을 항해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봉황망은 전했다.
화 대변인은 이에 대해 "중국은 국가 주권과 안보를 수호할 것"이라면서 "관련 해역과 공중에서의 지속적인 감시·통제를 통해 중국의 주권을 침범하고 중국의 국가안보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7개의 인공섬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중국은 최근 한 곳에 군용기가 드나들 수 있는 규모의 활주로를 만들고 있다.
현재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을 포함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베트남 등 6개국이 맞선 상태다.
남중국해는 역내 패권을 둘러싼 미·중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미국의 군용기 파견은 중국의 영유권 확장 시도에 제동을 거는 조치여서 실행되면 중국이 맞대응할 가능성이 커 분쟁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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