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의원과 일하는 법'…역풍부른 황당한 美공무원 강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4 11: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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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시의 시 행정담당관(시티매니저)인 마크 오트가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적절하지 못한 강연을 연 것에 대해 오스틴 여성 시의원들에게 사과했다. 최초로 여성 과반인 시의회가 탄생하자 오스틴 시 행정담당관실은 지난달 '여성 의원과 일하는 법'이라는 성차별적인 세미나를 열었다가 역풍에 직면했다. (AP=연합뉴스)

'女의원과 일하는 법'…역풍부른 황당한 美공무원 강연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텍사스 주의 주도(州都)인 오스틴 시의 공무원들이 '여성 정치인과 일하는 법'이라는 강연을 들었다가 역풍을 맞았다.

강연을 한 연사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여과 없이 드러내 성차별적인 요소를 부각한 것이 뒤늦게 언론 보도로 알려진 탓이다.

오스틴 시 행정담당관(시티매니저)실은 지난달 27일 여성 정치인과 공무원이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문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는 지난해 선거에서 시의회를 구성하는 남녀 의원의 성비가 완전히 바뀐 것에 적응하려는 조처였다.

전체 시의원 11명 중 여성이 7명으로, 사상 최초로 여성 의원이 과반을 넘는 오스틴 시의회가 탄생한 것이다.

주최 측은 플로리다 주의 소도시 로더데일 레이크스에서 시 행정담당관으로 일하며 전원 여성으로 이뤄진 시의원과 일한 적이 있는 조너선 K 앨런을 적합한 연사로 점찍고 그의 경험을 듣기로 했다.

그러나 흑인 남성인 앨런의 입에서 여성 정치인에 대해 좋은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자신의 11살짜리 딸과의 대화를 예로 들며 여성 시의원들이 안건에 대한 준비된 자료를 읽지 않는 대신 주로 질문을 하는 경향이 많다면서 공무원들에게 인내심을 기르라고 조언했다.

또 여성 의원들은 정책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예산 등 구체적인 수치보다는 지역 사회에 미치는 효과에 치중하는 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앨런은 아울러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이자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여성 정치인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라면서 오스틴 공무원들을 향해 그때를 대비해 언제 선출직 의원이 될지 모르는 여성 정치인에게 늘 잘 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스틴의 여성 시의원들은 이런 강연이 열린 것조차 까맣게 모르다가 12일(현지시간) 지역 신문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먼의 보도를 접하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이들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에게 모욕을 준 이 강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앤 키친 의원은 "여자들은 화성, 금성, 또는 목성에서 온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남자는 사실에, 여자는 감정에 근거해 각각 결정한다는 시각은 시대착오적이고 비전문적"이라며 날을 세웠다.

보수적인 텍사스 주의 분위기와 달리 자유분방한 오스틴 시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는 비난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쇄도하자 흑인 남성인 마크 오트 시티매니저는 이날 여성 시의원들이 보는 앞에서 "부적절한 강연이 이뤄져 당혹스럽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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