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고집하는 이유는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5 16: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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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존자원 외에도 핵잠수함 태평양 진출로 확보 의도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고집하는 이유는

부존자원 외에도 핵잠수함 태평양 진출로 확보 의도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어업권이나 운항권, 석유, 가스, 또는 국가의 자존심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엔 남중국해 영유권을 분쟁 대상국들과는 아무 관련 없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중국이 남중국해 북단 하이난다오(海南島)에 두고 있는 핵잠수함 기지를 거론하며 중국의 '남중국해 공정'이 중국의 핵전략과 관련돼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한반도와 맞댄 서해, 일본의 섬과 대만으로 둘러싸인 동중국해, 그리고 필리핀과 베트남 등에 에워싸인 남중국해를 해안선으로 두고 있다. 결국 태평양에 진출, 또는 진입하려면 일본이나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과 경계를 둔 좁은 해협을 지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브래드 글로서만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을 영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미국 해군력을 이 해역에서 밀어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 중인 인공섬 주변에 대한 순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미국내 요구가 나오기 전부터 미 해군 함대와 전투기들은 정례적으로 중국 잠수함기지를 정찰해왔다. 중국으로선 당연히 기분 나쁜 일일 것이다.

중국 싱크탱크인 난하이(南海)연구원의 우스춘(吳士存) 원장은 13일 미국 동서문화연구센터 후원으로 취재차 방문한 외국기자단에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정보수집"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남중국해 해역 대부분을 차지함으로써 미국의 정찰을 저지할 수만 있다면 핵잠수함이 누구도 눈치챌 수 없게 태평양으로 나아가는 길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글로서만 연구원은 주장했다.

현재 중국 정부 관리들은 공식적으로는 '국제법'을 따르는 한 남중국해에서 외국의 항해나 비행을 제한할 의도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중국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국제법 해석상 차이가 중국과 미국간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시인하기도 했다.

중국 잠수함을 바라보는 또다른 방법이 있다. 핵전쟁 억지를 위한 핵잠수함은 베트남이나 필리핀과의 힘겨루기에서는 필요가 없는 존재들이다. 중국 핵잠수함의 유일한 존재 이유는 미국의 핵 공격을 억제하는 것뿐이다. 물론 인도의 핵무기도 고려 대상에 넣을 수 있다.

잠수함을 통한 핵 공격은 육상에 기지를 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전략폭격기보다 노출을 최대한 줄인 채 공격력을 높일 수 있어 핵 억지를 위한 가장 유용한 수단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중국의 핵잠수함은 너무 시끄러워서 탐지를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중국은 평시에도 합당한 작전 경로를 파악하는 게 일과가 됐다.

위기상황에서 함대의 갑작스러운 이동배치는 그 의도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함선을 항상 항구에 정박시켜놓는 것은 전략상 오류다. 미군이 중국 잠수함의 모든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중국은 대양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자오퉁(趙通) 칭화-카네기 글로벌정책센터 연구원은 중국이 남중국해를 요새화하는 '요새 전략'를 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함으로써 남중국해를 실질적인 중국 호수로 만들 수 있다면 잠수함도 운용 가능한 여지를 일정부분 보장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게 자오 연구원의 설명이다.

중국의 이런 전략은 냉전시대 옛 소련의 전략과 유사하지만 몇가지 차이점이 있다. 옛 소련은 당시 북극해와 닿아있는 원양에 잠수함을 투입할 수 있었다. 북극해의 두터운 빙설은 이들의 움직임이 노출되는 것을 막아줬고 이들의 항로를 방해할 민간 선박들도 없었다.

반면 중국 해상무역의 80%가 이동하는 남중국해는 또 전세계 유조선 물동량의 절반을 차지하기도 한다. 남중국해는 또 미국과 인도의 해군훈련을 반기는 나라들로 둘러싸여 있다. 중국의 말을 온순히 따르는 국가들도 아니다. 이곳에 미국 등의 접근을 차단하려면 값비싼 비용이 드는 재래식 함선의 배치가 필요하다.

결국 재래식 전력간 대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남중국해는 점점 붐비게 될 것이라고 자오 연구원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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