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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룬디 정국 혼미 (부줌부라 A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수도 부줌부라에서 시민들이 '불편부당'의 표징으로 십자가를 들고 거리를 걷고 있다. |
부룬디 쿠데타 불발 속 혼란 지속…주모자 체포(종합2보)
외유 대통령 귀국…시민사회단체는 시위재개 선언
(요하네스버그·서울=연합뉴스) 류일형 특파원 고미혜 기자 = 3선 출마를 강행한 피에르 은쿠룬지자 부룬디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군부의 쿠데타 시도가 이틀 만에 실패로 돌아갔으나 시민단체들이 즉각 시위재개를 선언하고 나서 정정불안이 계속될 전망이다.
윌리 냐미트웨 부룬디 대통령 대변인은 지난 13일 쿠데타 성공을 발표했던 고데프로이트 니욤바레 장군이 다른 2명의 가담자와 함께 체포됐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니욤바레 장군은 15일(현지시간) AFP와의 전화통화에서 다른 장군들이 체포됐으며 자신도 투항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탄자니아에서 귀국한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이날 현지시간 오전 11시에 국민에게 연설할 예정이라고 냐미트웨 대변인은 말했다.
그는 "쿠데타 지도자들과 음모자들이 모두 체포됐다. 국민들은 일터로 돌아가고 있다. 길거리에는 경찰들이 배치되고 군은 병영으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쿠데타군 부 지도자이자 전 국방장관 시릴레 다이루키에를 비롯한 쿠데타군 지도부 3명은 정부군에 투항해 붙잡힌 상태라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는 쿠데타 실패 후 곧바로 새로운 시위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 대표 바이탈 은시미리마네는 "원칙적으로 시민사회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부룬디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이 쿠데타 기도를 기쁘게 환영한 것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 길거리에서 정부군과 쿠데타군 간의 전투로 3선 출마 반대시위를 중단했지만 시위를 재개하기 위해 부룬디 국민이 다시 모일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부룬디 정보국장에서 해임된 니욤바레 장군은 3선 출마를 선언한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탄자니아를 방문한 사이 지난 13일 한 민영라디오방송을 통해 쿠데타를 선언했다.
니욤바레는 이날 "은쿠룬지자는 더는 부룬디 대통령이 아니다. 정부는 해산됐다"고 쿠데타 성공을 선언했으나, 부룬디 대통령실은 곧바로 "쿠데타가 실패했다"고 부인했다.
이후 국영텔레비전과 라디오방송국을 중심으로 쿠데타군과 정부군이 치열한 교전을 벌였고, 대통령실은 14일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부룬디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날 니욤바레 장군이 투항을 선언함에 따라 군부의 쿠데타 시도는 이틀도 안 돼 실패로 돌아갔다.
앞서 지난 14일 밤 다이루키에 장군도 쿠데타 실패를 인정하며 "쿠데타 시도는 실패했지만, 여당에 굴종하는 군대 내에도 세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중동부의 극빈국인 부룬디에서는 지난달 25일 여당이 은쿠룬지자 대통령을 내달 26일 대선 후보로 확정한 이후 반정부시위가 계속돼 20여 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부상했다.
또 5만 명 이상의 국민이 유혈사태를 피해 주변국으로 이동했다고 유엔난민기구는 밝혔다.
부룬디 헌법은 5년 임기의 대통령을 중임으로 제한했지만,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자신의 첫 번째 임기 때는 의회에서 선출됐다는 이유를 들어 3선 도전에 나서 야당과 시민단체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유엔과 아프리카연합(AU)도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3선을 위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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