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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근해에서 구조된 로힝야족 보트피플(AP=연합뉴스) |
미얀마 "로힝야족 사태 우리 책임 아니다"(종합)
동남아 국가들 난민 위기 책임 떠넘겨
(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 동남아시아 로힝야 난민 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미얀마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부인했다.
미얀마 테인 세인 대통령실의 자우 흐테이 국장은 16일 "우리가 이주자 문제를 모르는 것은 아니나 미얀마가 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주장을 거부한다"며 이달 말 태국 방콕에서 열릴 로힝야족 관련 국제회의에 미얀마가 참석할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자우 흐테이 국장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일부 국가들이 이들을 영해 밖으로 내쫓고 있는 것은 서글프다"며 로힝야족 난민을 외면하는 다른 국가들을 비난했다.
그는 방콕에서 열릴 로힝야족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하라는 공식 초청을 아직 받지 못했다며, 이 초청장에 로힝야족이라는 명칭이 사용되면 초청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이달 초 로힝야족 난민 사태가 터지고 나서 아직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은 주로 벵골만 일대인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가난과 종교 박해를 피해 배를 타고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으로 이주하려 하고 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에 100만 명 이상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미얀마는 이들이 방글라데시 출신 밀입국자들이라며 국적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2012년 로힝야족과 불교도 사이에 종교, 종족 분쟁이 발생해 200명이 숨지고, 14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미얀마는 로힝야족을 벵골만 출신 밀입국자들이라는 의미에서 '벵갈리'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들을 소수 민족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기 위해 로힝야족 명칭 사용을 거부하고 있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자국 상륙을 시도하는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밀입국자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들을 수용할 수 없다며 로힝야족 보트 피플 수백 명을 태운 선박들을 영해 바깥으로 내쫓고 있다.
이 때문에 이달 들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영해에서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 보트 피플 수백명을 태운 선박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지난 10일 이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해안에서 구조된 로힝야족 난민 및 방글라데시 이민자는 모두 3천여 명에 이른다.
로힝야족들은 돌아갈 곳이 없는데다 받아주는 국가도 없어 배를 탄 채 해상을 떠돌고 있으며 기아, 탈수, 질병, 선박 침몰 등으로 인한 대형 참사가 우려되고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동남아 국가들에 로힝야족에 대한 국경 개방을 촉구하고 있으나, 미얀마를 비롯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책임을 떠넘기거나 로힝야족 난민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사태 해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태국에서 발행되는 방콕포스트는 태국 해군이 16일 서남부 리프 섬 인근에서 난민들을 태운 선박을 발견해 영해 바깥으로 몰아냈으며, 이 선박은 다시 말레이시아 당국에 의해 제지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선박은 이후에 어디로 갔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따나삭 빠띠마프라곤 태국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해상에서 떠돌고 있는 로힝야족 8천여 명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태국은 불법 이민자들을 구호하는 것으로 난민 사태가 해결될 수 없다며, 난민들이 다른 나라로 이주하지 않도록 난민 문제가 처음 발생한 국가에서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남아 최고 선진국인 싱가포르도 로힝야족 난민 수용을 거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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