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中 경제 흔들린다…韓에 부정적 영향 우려(종합)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올해 들어 한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중국과 아시아 일대의 경제 성장이 일제히 둔화했다.
반면, 한국 수출에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유럽 경제에 성장 회복세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한국 수출이 고전하는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19개국 중 중국·미국 등 10개국의 성장률이 작년 4분기보다 하락했으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소속 7개국 등 8개국 성장률은 작년 4분기보다 상승했다.
미국 성장률(전분기 대비·연율 환산 기준) 잠정치는 1분기 0.20%로 작년 4분기 2.20%에서 급락한 가운데 수정치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마저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다른 여러 경제지표들도 부진을 보여 4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3% 줄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3월 무역수지 적자폭도 514억 달러(약 55조8천억원)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이후 6년여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으며, 4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0%로 저조했다.
이에 따라 최근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2분기 미국 경제 성장 전망치도 하향하는 추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중국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작년 4분기 7.30%에서 1분기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7.00%까지 하락했다.
서방 언론과 금융기관 등에서는 그간 중국 통계 당국의 신뢰성이 낮았고 각종 실물지표가 계속 부진을 보이는 점 등을 들어 이 정도 수치조차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1∼4월 산업생산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6.2%로 2009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중국 당국이 목표로 하는 7%대 성장률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또 홍콩·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3개국의 성장률도 일제히 하락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경제 성장 둔화 추세가 뚜렷했다.
이 밖에도 영국·독일·그리스 등 유럽 3개국과 작년 서방의 제재로 경제 위기를 겪은 러시아의 성장률이 각각 작년 4분기보다 내렸다.
한국 또한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작년 4분기 2.70%에서 1분기 2.40%로 소폭 내렸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작년 4분기 0.3%에서 올해 1분기 0.8%로 회복했다.
이에 비해 성장률이 1분기에 상승한 8개국은 대만 한 곳만 제외하고 모두 유로존 국가였다.
특히, 그간 그리스와 함께 대표적인 유럽 내 위기국으로 꼽혀온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 등 남유럽 3개국의 성장률이 일제히 상승해 이들 국가가 유로존 위기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문제는 경기 회복세인 유로존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 비해 한국의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중국의 경기는 둔화했다는 점이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 수출에서 중국, 미국의 비중은 각각 25.41%, 13.12%로 1, 2위를 차지했으나, 유럽연합(EU)의 비중은 8.11%에 그쳤다.
실제로 올해 들어 한국의 월간 수출액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4월에도 대미,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7%, 5.2% 줄었다.
이에 따라 2분기 이후 미국·중국의 경기가 뚜렷이 회복하지 않는 한 위기의 한국 수출도 살아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주요국 작년 4분기 및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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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작년 4분기│올해 1분기│성장률 증감 │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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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0.40%│-1.9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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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2.20%│0.2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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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1.20%│0.10%│-1.10%│유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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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3.00%│2.40%│-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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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1.50%│1.00%│-0.50%│유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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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2.70%│2.4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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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5.01%│4.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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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7.30%│7.0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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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5.70%│5.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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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2.20%│2.1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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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3.40%│3.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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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0.00%│0.10%│0.10%│유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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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3.35%│3.46%│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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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0.50%│0.00%│0.50%│유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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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0.20%│0.70%│0.50%│유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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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2.00%│2.60%│0.60%│유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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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2.40%│3.10%│0.70%│유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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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0.60%│1.40%│0.80%│유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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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1.40%│2.40%│1.00%│유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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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성장률은 전기대비·연율 환산 기준, 나머지 국가는 모두 전년동기 대비
(자료=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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