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나비효과?' 흔들리는 남미 좌파정권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9 11: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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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지도층 부패스캔들 겹치자 지지율 추락


'경기침체 나비효과?' 흔들리는 남미 좌파정권

경제난에 지도층 부패스캔들 겹치자 지지율 추락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21세기 초 중남미 전역을 휩쓴 좌파 물결이 경제난과 부패스캔들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AP통신은 18일(현지시간) '라틴아메리카 좌파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한때 '핑크 타이드'(남미 온건 사회주의 성향 좌파들의 잇따른 집권)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기세등등하던 남미 좌파 정권들의 몰락 배경에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있다.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에 힘입어 남미의 천연자원 수요가 급증한 시기에 정권을 잡았던 좌파 세력이경제성장 둔화로 더이상 서민들에게 부를 나눠주기 어렵게 된 것이다.

'오일머니'에 힘입어 중남미 좌파를 호령하던 베네수엘라는 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이라는 이중고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좌파 정권 16년 만에 가장 낮은 28%로 떨어지고, 연말 총선에서 여당의 참패가 예상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가 현 정권 들어 반 토막 난 여파가 크다.







남미에서 가장 안정된 경제를 갖춘 칠레 역시 구리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중국발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여기에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의 아들 부부가 압력을 행사해 특혜 대출을 받았다는 권력형 비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국민 지지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지난 2010년 84%의 압도적 지지 속에 첫 번째 임기를 마쳤던 바첼레트 대통령은 최근 전면 개각 승부수를 띄웠음에도 30%대 초반의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미국 뉴욕대와 칠레 디에고포르탈레스 대에서 강의하는 정치학자 파트리시오 나비아는 "경제가 성장할 때는 아무도 부패에 주목하지 않지만, 파이가 더 커지지 않으면 유권자들이 더 많은 이득을 챙기는 쪽을 쳐다본다. 그러면서 '내 파이 조각은 어디 있지?'라고 묻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10월 대선을 앞둔 아르헨티나 역시 30%대의 인플레이션 탓에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던 알베르토 니스만 특별검사가 사망한 것이 반정부 여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에서도 경기침체와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 비리스캔들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호세프 대통령은 실업과 복지 예산을 줄이는 등의 긴축 정책으로 우클릭을 시도하고 있지만 10%대 초반으로 추락한 지지율 회복에 애를 먹고 있다.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가 최근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에 나선 것 또한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남미 최빈국인 볼리비아에서는 정부의 밀가루 보조금 폐지 조치로 제빵사들이 48시간 파업과 시위에 나서는 바람에 군인들이 빵을 만드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남미 좌파 정권들에 사망선고를 내리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해당 국가들의 우파 정당들이 아직 좌파 집권세력을 대체할 만큼의 대중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 마리오 토에르 교수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미디어의 공격적 보도가 좌파 정권들의 위기를 실제 보다 부풀려 보이게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남미의 권력형 비리는최근 10년 사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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