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소비자물가상승률 -0.1%…1960년이래 첫 마이너스
오스본 재무장관 "악성 디플레이션 아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60년 이래 처음으로 '제로'(0)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영국 통계청은 지난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지금 방식의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며 비교 가능한 이전의 지표까지 고려하면 1960년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정체 상태를 보이다가 결국 내림세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통계청은 항공료와 해상운임 하락이 소비자물가를 더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중앙은행이 언급한 대로 이 지표를 디플레이션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스본 장관은 "임금이 상승하고, 실업률이 하락하고, 경제가 성장하는 가운데 낮은 물가는 가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덧붙였다.
컨설턴트업체인 딜로이트의 수석 경제분석가 이안 스튜어트는 "소비자물가 하락이 가계 구매력을 높이고 저금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수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소비자와 경제에 긍정적인 디플레이션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 마크 카니 총재는 지난주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수개월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기간 어느 시점에는 제로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그는 연말로 갈수록 작년 유가급락의 기저효과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물가가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2%로 전망하고 있다.
이후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이어져 내년에는 1%대로 올라서고 내후년에는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이라는 게 영국은행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영국은행이 사상 최저인 기준금리를 올해에는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영국은행은 기준금리 0.5%를 6년1개월째 동결했다.
한편 영국은행은 지난해 2.8% 성장한 영국 경제가 올해에는 2.5%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은 0.3%로 작년 4분기(0.6%)의 절반에 그쳤다.
그러나 영국은행은 "영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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