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안보연구소 "IS 라마디 점령은 美 전략 실패 방증"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라마디를 점령하면서 미국의 284일간의 '공습 봉쇄' 전략의 실패가 드러나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안보 전문연구소 수판그룹은 19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라마디가 IS에 함락된 것은 이라크군이 대응 능력을 키울 때까지 미군이 공습으로 IS의 이동을 제한해 한정된 지역에 가둔다는 전략이 붕괴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수판그룹은 공습 봉쇄 전략이 실패한 원인으로 우선 IS의 세력이 공습으로 고립시키기에는 너무 광범위한 지역으로 확대한 점을 꼽았다.
이라크에서만 보더라도 IS가 모술을 점령한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공습으로 IS의 주력이 주둔한 모술을 봉쇄함으로써 이라크군이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버는 것이 최선이었지만 이미 때를 놓쳤다는 것이다.
수판그룹은 "IS는 '이라크'라는 상자 안에서 여전히 전략을 짜고 계획을 세우고 공격하고 있다"며 "공습 봉쇄 전략은 휘발유가 계속 공급되는 화재를 소화기로 끄는 격"이라고 미군 전략 실패를 지적했다.
수판그룹은 또 시간이 흐를수록 이라크의 상황은 IS에 유리해진다고 전망했다.
IS가 수니-시아파 사이의 종파 갈등을 부추기면서 IS 격퇴작전이 대(對)테러 성격에서 종파간 내전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종파간 내전은 정세 불안을 낳고 상대방에 대한 분노가 혼합되면서 해법없는 '블랙홀'과 같은 장기전 양상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수판그룹은 IS가 라마디를 갑자기 점령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IS의 전신이 된 강경 수니파 무장조직이 2006년부터 시아파 정부에 소외감과 불만을 느낀 수니파 주민을 떠나지 않고 꾸준히 기반을 다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라크군이 400여명에 불과한 IS 조직원이 주둔한 라마디를 곧 수복할 수도 있지만, IS는 이번 점령으로 이라크의 영토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빼앗을 수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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