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가 지킨 새끼 고양이, 새주인 품에서 '야옹'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20 2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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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출소에서 새주인 기다리는 새끼 고양이 (부산=연합뉴스) 부산 중부경찰서 보수파출소에서 새주인을 기다리는 새끼 고양이들. 한 시민이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발견한 이들 고양이는 부산경찰 페이스북에 분양을 알리는 글이 올라온 지 3분 만에 새주인을 찾았다. 2015.5.20 <<부산경찰청>> pitbull@yna.co.kr

파출소가 지킨 새끼 고양이, 새주인 품에서 '야옹'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파출소에 근무하는 중년 경찰관들이 버려진 새끼 고양이들의 '대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19일 오후 부산 중부경찰서 보수파출소에 눈도 제대로 못 뜨는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나타났다.

한 시민이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발견해 데려온 이들 고양이는 성인 남자 손바닥 하나 크기보다 작았다.

주로 범죄와 관련한 민원인 방문에 익숙했던 근무자들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울어대는 새끼 고양이를 보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통상 유기견이나 유기묘 신고가 접수되면 관할 구청에 인계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동물 보호소로 넘겨지기 전에 자칫 죽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었다.

자식들도 이미 성장해 육아의 기억이 가물가물한 나이. 직원들이 믿을 것이라고는 인터넷 포털 검색이 전부였지만 직접 돌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람 먹는 우유는 잘못 될 수도 있대. 애완동물 용품점에 좀 갔다와야겠어!"

새끼 고양이들은 직원들이 개인 돈으로 사온 젖병 젖꼭지가 끊어져라 3~4시간 단위로 우유를 먹었다. 배가 부른 듯 종이 박스 속에서 잠이들었고 무사히 밤을 보냈다.

파출소에 개나 고양이 한 마리쯤 키울 수도 있었지만 계속해서 돌보기에는 고양이들이 너무 어렸고 전담 직원을 둘 형편도 안 됐다.

직원들은 고민을 거듭하다 부산경찰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다음날인 20일 오전 새끼 고양이 사연이 올라온 지 3분 만에 한 여대생이 페이스북 메시지로 입양 의사를 전해왔다.

새 주인은 극진하게 보살피겠다고 다짐하고 새끼 고양이들을 데려갔다.

부산경찰 관계자는 "털 달린 짐승이 파출소에 오면 그날 하루는 바쁘고 재수가 없다는 얘기가 있는데 보수파출소에는 그런 미신이 들어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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