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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DB) |
아프간 대통령, 파키스탄과 대테러 공조 결정에 '역풍'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파키스탄과 대(對)테러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가 국내 강경파의 반발에 직면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니 대통령은 지난 12일 아프간을 방문한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테러 대응을 위해 양국 정보기관 간에 협조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아프가니스탄 국가안보국(NDS)과 파키스탄 정보부(ISI)는 파키스탄 측이 아프간 정보요원 훈련을 돕고 테러용의자 신문과 반군 은신처 겨냥 연합작전에도 동참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국은 테러범이 자국을 공격한 뒤 상대국에 머물며 비호를 받고 있다고 그동안서로 비난해왔다는 점에서 정보기관 간의 이 같은 공조는 이례적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니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아프간 정부가 아프간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에서 파키스탄의 지원을 얻기 한 것이지만 이러한 외교적 명분은 강경파와 NDS 등 정보당국 내부의 불만을 달래기에는 부족하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특히 아프간 의회 원로의원들은 NDS 관계자들을 불러 이번 양해각서 체결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카불의 안보전문가인 하룬 미르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아주 가까운 우방에도 알리고 싶지 않은 정보를 우리가 그동안 테러 비호세력으로 비난해온 정부와 갑자기 공유하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니 대통령이 파키스탄과의 공조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라마툴라 나빌 NDS 국장을 비롯한 정보기관 고위 간부들을 배제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아프간 현지 언론매체들은 나빌 국장이 양해각서에 반대하자 부국장이 대신 서명했다고 전했다.
전임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가니 대통령과 리즈완 아크타르 ISI 국장이 만난 자리에 나빌 국장이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고문 보좌관 출신 전문가 다부드 모라디안도 이번 양해각서에 대해 "NDS의 사기를 해쳤을 뿐만 아니라 가니 대통령과 통합정부에 대한 믿음에도 해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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