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디지털 총괄디렉터 "방송 아닌 인터넷퍼스트 지향"
랄프 리베라, 서울디지털포럼서 "시청자 개인에 맞춤형 서비스 제공 노력"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우리는 인터넷 퍼스트(Internet First) BBC를 지향합니다. 아직까지는 TV, 라디오 퍼스트이고 인터넷은 이미 TV로 제작한 것을 다른 방식으로 내보내는 채널에 머물지만 이제는 미디어공급망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공영방송으로 평가받는 영국 BBC의 경쟁력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었다.
2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SBS 주최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한 랄프 리베라 영국 BBC디지털 총괄 디렉터는 'BBC, 디지털 혁신을 이끌다'를 주제로 펼친 강연에서 "관객을 참여시키는 BBC가 되어야 한다는 신조 아래 시청자를 어떻게 우리의 서비스에 참여시킬 수 있는지 끊임없이 연구한다"고 밝혔다.
1922년 출발한 영국 공영방송 BBC는 보도 부문은 물론이고, 드라마와 예능, 다큐멘터리에서 고루 경쟁력을 갖추며 미디어 격변기에서도 세계적인 방송사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특히 정통미디어 산업에서 쌓아온 아성 못지않게 급변하는 시장에서 'BBC 아이플레이어'라는 주문형 동영상 온라인 서비스를 내놓으며 뉴미디어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또 BBC의 관련 웹사이트들은 2015년 2월 기준 총 1천900만 명의 사용자 수(수신료 납부자)를 기록하며 영국 웹사이트 인기 1위를 차지했다.
리베라는 "기술 혁신에 유구한 전통을 가진 BBC의 혁신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한 단계 더 도약했다. '한 순간도 놓치지 말자'를 신조로 모든 국가 선수들의 이벤트를 어느 디바이스, 어느 시간대에나 시청할 수 있게 하며 진정한 디지털 올림픽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내년에는 기존 방송채널 BBC THREE를 온라인 채널로 전환한다. 밀레니엄 세대를 겨냥한 채널이 될 것이다"라며 "방송사는 새로운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하며 그래야 디지털 시대에 성공할 수 있다. 우리는 현재 '당신이 보고 싶은 방송을 보고 싶은 순간에 보여드리겠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BC는 지난 1월 뉴스 앱을 새롭게 내보내면서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베라는 "현재 300만 명이 이 앱을 사용하는데 그들의 관심사에 맞춰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말이 되면 모든 서비스가 맞춤화될 것이고 그 맞춤화의 레벨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기술 발전은 문화와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그는 말했다. 문화 없는 디지털 혁신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입니다. 전략도 기술도 아닙니다. '문화는 아침식사로 전략을 먹고, 점심식사로 기술을 먹는다'는 말이 있는데, 성공하는 기업들은 기술만 활용하는 기업이 아닙니다. 어제의 모습을 디지털 버전으로 변화시키는 것에 멈추지 않고 호기심을 발휘하고 용기와 확신을 가지고 앞으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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