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도청 스캔들' 메르켈에 견제구…대연정 갈등 증폭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25 00: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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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도청 스캔들' 메르켈에 견제구…대연정 갈등 증폭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이른바 '도청 스캔들'을 둘러싼 독일 대연정의 균열이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겉만 보면 갈등이 오히려 증폭되는 모습이다.

야스민 파이미 사회민주당(SPD)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독일 연방정보국(BND)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을 도와 유럽 정부기관과 기업을 사찰했다는 의혹과 관련, NSA가 BND에 건넨 검색어 명부를 연방의회가 볼 방법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이미 사무총장은 이날 일요판 신문인 빌트암존탁과 한 인터뷰에서 연방의회 다음 회기가 시작되는 내달 8일을 제시 시한으로 못박았다.

선정성이 두드러진 대중지 빌트 인터넷판은 빌트암존탁의 이 기사 제목을 "파이미가 메르켈에게 최후통첩을 보내다"라고 달았다. 대연정 다수당인 기독교민주당(CDU)의 여성 총리(메르켈)와 소수당 SPD의 여성 정치인(파이미)을 대비시키려는 의도가 읽혔다.

SPD의 메르켈 견제는 이 정당의 당수인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 겸 경제장관이 주도해 왔다. 그는 나치 정보기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독일인들의 부정적 여론을 고려해 같은 대연정 세력이면서도 메르켈 총리에게 '진실이 무엇이냐'라고 물으며 거리를 두어왔다.

진보 언론의 도청 추문 폭로 보도가 잇따랐던 이달 초에는 메르켈 총리에게 진상을 두 차례 물었지만, 문제없다는 답만 들었다며 사적 대화를 공개해 메르켈 총리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게르하르트 신들러 BND 국장은 이와 관련, 최근 연방의회의 NSA 사건 조사위원회에 출석해 "NSA는 적이 아니라 파트너이며, BND와 NSA는 서로 의존하는 관계"라고 강조하고, 섣부른 정보공개는 부정적 영향만 끼친다며 공개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신들러 국장은 다만 NSA와의 정보협력 대상 지역이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유럽 지역으로 확대되고 일부 요청 사항이 잘 걸러지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또 2013년 8월에야 NSA의 요청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상황에 대해 내부 조사가 이뤄졌다고 전하고, 그러나 자신은 조사 결과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으며 지난해 3월에 미국과의 정보협력 확대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최근 독일 연방의회로부터 현지 언론에 비밀자료가 유출돼 폭로 보도가 잇따랐음에 주목하며 이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고, 독일 정보당국과의 정보협력을 중단하거나 제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빌트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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