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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DB) |
카자흐 "졸음병 산소부족 탓 가능성…우라늄과 무관"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 카자흐스탄 당국이 북부 아크몰라주(州) 카라치 마을에서 발생한 희귀 졸음병의 원인에 대해 산소부족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루카셴코 카자흐 국립핵연구소 부소장은 24일(현지시간) "현지 12곳의 토지, 대기, 수질을 정밀히 조사한 결과 일산화탄소·탄화수소의 수치가 높았다"며 "상대적으로 산소가 부족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텡그리 뉴스 등이 전했다.
루카셴코 부소장은 "인근 우라늄 폐광에 지하수가 차면서 탄광에 쓰인 목재가 부식해 일산화탄소·탄화수소가 다량 발생했으며 이후 유해가스들이 봄철에 기온이 상승하며 지표면 밖으로 새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우라늄 자체는 졸음병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루카셴코는 또 "졸음병의 원인 가운데 산소부족이 하나이기는 하지만, 좀 더 복잡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앞으로도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카라치에서는 2013년 4월부터 해마다 봄이 되면 원인불명의 졸음병이 번지고 있다.
병의 증세로는 신체마비, 방향 감각 및 기억상실 등을 동반한 졸음이 쏟아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며 심한 경우 환각증세를 보이고 한번 잠들면 이틀 이상 깨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전체주민 약 700명 가운데 20%가 이 병에 걸렸다.
당국은 사태가 심각해지자 올해 초 주민들의 집단이주를 결정해 150명의 주민은 이미 마을을 떠났다.
카라치는 크라스노고르스크 우라늄 광산에서 불과 600m 떨어져 있다. 이 광산은 옛소련 시절 핵무기 제조 등을 위한 우라늄을 공급했으며 한때 광산 종사자만 6천500명에 달했다. 광산은 소련 해체기인 1991-1992년에 문을 닫았다.
이 때문에 현지 주민은 졸음병의 원인이 우라늄 폐광에서 흘러나온 유해물질이 환경을 오염시킨 데 있다고 주장했으나 당국의 조사 결과 중금속 및 방사선 등의 수치는 정상범위로 확인됐다.
아울러 러시아 전문가 등 대규모 국제 조사단이 현장과 환자들을 수차례 검사했지만, 환자들이 뇌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부어 있다는 사실 외에는 아직 병의 정확한 원인은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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