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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슈하바트에서 25일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현 대통령의 동상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2015.5.25. |
투르크멘, 서민 돈 걷어 대통령 동상 건립 빈축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 중앙아시아의 가스 부국 투르크메니스탄이 가난한 주민들에게서 돈을 걷어 대통령 동상을 건립해 빈축을 사고 있다.
AP 통신 등은 25일 투르크멘 수도 아슈하바트에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현 대통령의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총 높이 21m의 이 기념물은 거대한 대리석 위에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말을 탄 모습을 6m 크기의 동상으로 형상화했다. 특히 동상 부분은 순금으로 도금돼 있다.
이날 제막식에는 학생들이 동원돼 대통령을 칭송하는 노래를 불렀으며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르크멘 당국은 이 동상이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으로 건립됐다고 주장하나 현지에서는 강제 모금 의혹이 일며 논란이 일고 있다.
'크로니클 오브 투르크메니스탄' 등 현지언론은 이 동상 건립을 위해 지방 공무원들은 30달러를 의무적으로 냈으며 심지어 국가로부터 한 달에 100달러의 연금을 받는 장애인도 자신의 연금에서 일정부분 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당국은 "자발적 모금"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동상 건립자금의 정확한 수집경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기행을 일삼던 전임 독재자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가 죽고 나서 니야조프의 개인숭배 정책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2007년 집권에 성공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자신의 우상화 정책을 추진하고 반대세력을 탄압해 국제사회로부터 니야조프처럼 독재정권을 세우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베르디무하메도프는 몇 해 전부터 자신의 사진을 교사들에게 강매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자신의 일대기를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배우게 했다.
투르크멘은 2012년 기준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6위의 자원 부국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투르크멘의 작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8천203달러이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을 국가가 소유하고 있어 실제 노동자들은 월평균 300달러의 임금을 받으며 곤궁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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