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지진 한 달…'아직 끝나지 않은 비극'(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25 22: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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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지서 추모 행사…홍수 위험에 1만5천명 대피하기도
△ 25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한 여성이 부서진 집 앞 우물에서 수통에 물을 채우고 있다.(AP=연합뉴스)

네팔 대지진 한 달…'아직 끝나지 않은 비극'(종합)

피해지서 추모 행사…홍수 위험에 1만5천명 대피하기도







(뉴델리·서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고미혜 기자 = 네팔 카트만두의 다라하라 타워. 25일(현지시간) 오전 11시 56분이 되자 스피커를 통해 네팔 국가가 울려 퍼지고 56초간 묵념이 이어졌다.

꼭 한 달 전인 4월 25일. 7.8의 강진이 네팔 전역을 강타한 바로 그 시간이었다.

지진으로 파괴돼 밑동만 남은 다라하라 타워 주위에는 이날 수백 명의 시민이 모여 지진 피해자들을 애도했다.

네팔 국기를 들고 타워 주위를 돌던 니나 슈레스타(23)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트만두에 오면 가장 먼저 이곳을 찾곤 했다"며 "다라하라의 붕괴는 네팔에 가해진 엄청난 손상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달 전 대지진과 지난 12일 이어진 강력한 여진으로 지금까지 네팔에서는 모두 8천654명이 사망하고, 2만2천 명이 다쳤으며, 50만 채의 가옥이 완전히 무너졌다.

전체적으로 네팔 인구의 30%가 지진의 피해를 당했을 것으로 유엔은 집계했다.

또 유니세프는 지진으로 170만 명의 어린이가 긴급한 인도적 도움이 필요한 상태이며, 5세 이하 어린이 7만 명이 영양실조 위기라고 밝혔다.

토무 호즈미 유니세프 네팔 대표는 "지진 이전에도 네팔 어린이 10명 중 1명이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였고 10명 중 4명이 영양 부족으로 성장이 지체됐는데 지진으로 상태가 악화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지진 피해를 겪은 어린이들이 인신매매조직을 통해 강제노동 현장으로 팔려가는 정황도 포착됐다.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는 네팔과 국경을 접한 인도 비하르 주의 락사울 기차역에서 23일 인신매매 조직을 통해 뭄바이 가방 공장으로 팔려가던 8∼14세 어린이 16명을 당국이 구출했으며 이 가운데 네팔 출신 어린이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대지진은 가난한 나라 네팔의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줬다.

네팔 정부는 이번 대지진으로 인한 비용이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인 100억 달러(10조9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지진으로 히말라야 등반과 트레킹 코스가 손상되면서 주된 수입원인 관광업도 휘청거리고 있어 손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진 이후 20개국 이상이 구호에 동참했지만, 복구는 여전히 요원하다.

유엔은 "목표한 지진 구호 모금액 4억1천500만 달러(4천526억원)의 5분의 1 정도밖에 아직 모금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임시거처를 마련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지면서 여전히 집 밖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수십만 명에 달한다.

한 달째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텐징 셰르파(12)는 교도통신에 "우리 집은 좀 갈라지긴 했어도 살 수는 있는 상태지만 무서워서 실내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도나텔라 로치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많은 이들이 땅이 흔들리지 않아도 흔들리는 것처럼 느끼는 '지진 숙취'(earthquake hangover)에 시달리고 있다며 자신도 언제 지진이 또 올지 몰라 신발을 벗지 않고 화장실에 들어가서도 문을 닫지 않는다고 말했다.

곧 몬순(우기)이 본격적으로 찾아오면 산사태와 홍수로 추가 피해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더딘 복구작업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 23일 밤 카트만두 북서쪽 람체 마을에서는 산사태로 칼리간다키 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홍수 위험에 1만5천 명 이상의 인근 주민이 대피했다.

다행히 강이 정상 수위를 되찾으면서 대피한 주민들이 속속 집으로 돌아갔지만 언제 또 산사태와 홍수의 위험이 닥칠지 몰라 불안한 상태다.

기상학자 라젠드라 슈레스타는 교도통신에 "특히 7,8월 우기에 이러한 산사태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진으로 지질에 균열이 생겨 산사태에 취약한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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