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까지 20개월 걸리는 아열대 무화과 '10개월'이면 오케이
부산농업기술센터 단기촉성기술 개발…"기후변화 대비 연구 성과"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나무를 심고 수확하기까지 1년 8개월이 걸리는 아열대 과일 무화과를 10개월 만에 재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부산시 농업기술센터는 26일 무화과를 최단 기간에 생산하는 단기 촉성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열대 과일인 무화과는 국내에서 재배할 경우 기온이 올라가는 3∼5월에 꺾꽂이를 한다.
주로 지름이 1㎝ 이하인 어린 가지로만 꺾꽂이한다. 나무가 자라는데 1년 넘게 걸려 첫 수확은 이듬해 8∼10월경에야 가능하다.
농업기술센터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지름이 5㎝ 이상의 굵은 가지를 이용해 꺾꽂이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어린 가지를 이용할 때보다 성장속도가 2배가량 빠르다.
서정돌 농업기술센터 팀장은 "그동안 지름이 5㎝ 이상의 굵은 가지는 어린 가지에 비해 꺾꽂이한 부위의 재생력이 떨어져 뿌리가 잘 나지 않는 문제점이 있어 사용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지름이 굵은 가지도 특수한 비율로 섞여진 상토(흙) 등에서는 90% 이상의 활착률(뿌리를 내리는 비율)을 보이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굵은 가지를 이용하면 추위에도 강해져 꺾꽂이 시기를 1∼2개월 당긴 1∼3월에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심은 무화과나무는 10달 만인 10월경이 되면 충분히 수확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는 게 농업기술센터의 설명이다.
농업기술센터는 이번 재배 기술 개발로 무화과 농가의 소득증대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농업기술센터는 2012년부터 기후변화 대비 아열대 작물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아열대 식물인 '차요태'와 '아티초크' 재배기술을 개발해 상용화 단계까지 이르렀고 올해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아열대 과일 연구까지 진행한 것이다.
김태수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지구온난화가 이어지면 2071∼2100년이면 남한 전역은 아열대 기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서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아열대 식물과 농작물에 대한 연구는 미래 기후변화에 대비한 부산지역 농업의 생존 방향을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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