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2일 아프간 북부 쿤두즈 외곽에서 아프간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AP=연합뉴스) |
"아프간, 탈레반 대응에 민병대, 군벌까지 동원"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의 거센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정규군 외에 민병대를 동원하고 군벌을 부활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5일(미국시간) 아프간과 서방 관리들을 인용해 아프간 정부가 북부에서 수천명의 민병대를 조직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북부 쿤두즈에서 활동하는 군벌 가운데 한 명인 압둘 무함마드는 "500명의 대원을 이끌고 정부군을 돕기 위해 봉기했다"며 아프간 정보부가 대원들에게 탄약을 지급했고 월 200달러(22만원)씩 자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이 신문에 밝혔다.
한 정부 관리는 아프간과 인접한 타지키스탄에 머물던 군벌 미르 알람도 최근 정부의 요청으로 1천500∼3천400명의 대원을 이끌고 돌아와 정부군 지원에 나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람은 자신의 군대는 이미 오래전에 정부가 무장 해제시켰다며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대변인인 아지말 오바이드 아비디는 "불법 무장 단체는 치안을 불안하게 하는 주요 요소"라면서도 "테러리스트로부터 국가를 방어하는데 자발적 시민의 참여를 선택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민병대 동원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의 측근인 아타 무함마드 누르 북부 발크 주 주지사도 "정부 밖의 병력을 사용하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니지만 지금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말 미군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이 전쟁종료를 선언하고 아프간 군·경 독자적으로 탈레반과 전쟁을 수행하면서 탈레반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4월에만 1천800명의 아프간 군·경이 숨지고 3천400명이 부상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사상자가 65%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가 32만 명이 넘은 군인과 경찰을 두고 있으면서 민병대를 동원하려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정규군 외의 무장 세력은 치안을 불안하게 할 뿐 아니라 자칫 민병대가 정부군에 반기를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부 바다크샨 주 출신의 파와지아 쿠피 의원은 "우리는 이미 민병대의 폐해를 경험했다"며 "민병대 동원은 전쟁을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인 존 캠벨 대장은 "주민들이 마을을 지키려고 스스로 나서는 것과 정부가 군벌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고 돈을 주고 동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민병대 동원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 태도를 보였다.
친정부 민병대 지휘관 중의 한 명인 무르타즈는 "무장 단체가 너무 많아 누가 탈레반이고 누가 친정부군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는 1989년 소련군이 철수한 이후 군벌들이 정권을 잡으려 내전을 벌였으며 2001년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공격했을 때 일부 군벌은 북부동맹을 결성해 미군과 함께 탈레반에 맞서 싸우기도 했다.
하지만,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 이후 상당수 친정부 군벌은 무장을 해제하고 해체하거나 정부군으로 흡수됐다.
지난해 대선에서 가니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당선된 압둘 라시드 도스툼 부통령이 북부동맹의 대표적 군벌출신이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