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독일의원 입국 금지…외교 갈등 번지나
연방의회 부의장 방러 보류…"입국금지 정치인 명단 밝혀야" 러'에 촉구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러시아의 독일 연방의원 입국금지 조치가 양국 외교갈등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27일(현지시간) 요하네스 징하머 연방의회 부의장이 예정된 러시아 방문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징하머 부의장의 이번 결정은 독일-우크라이나 의원친선협회 회장인 카를-게오르크 벨만 의원이 러시아 입국을 거부 당한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집권 기독교민주당(CDU) 소속 벨만 의원은 의원외교 목적의 러시아 방문을 위해 24일 밤 9시30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나 러시아 당국 요원들로부터 거칠게 대우받으며 2019년 11월까지 자신의 러시아 입국이 금지된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고서 다음날 독일로 돌아와야 했다.
CDU 자매정당인 기독교사회당(CSU) 소속의 징하머 부의장은 "부의장으로서 동료 의원이 입국을 거부당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방문 유보 배경을 밝혔다.
징하머 부의장은 애초 26∼29일 러시아에 머물면서 러시아 내무장관과 회동하고 러시아-독일 의원친선협회 의원들과 기독교계 인사 및 야당 정치인들을 만날 계획이었다.
그는 다만 러시아 방문을 전면 취소한 것이 아니라 보류했다고 확인하고 양국 관계가 어려움에 처한 지금 같은 때에는 "상대와의 상황인식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모든 수준의 대화가 긴요하다"고 그 이유를 전했다.
징하머의 보류 결정에 대해 같은 CSU 소속 노르베르트 라메르트 연방의회 의장은 방문 여부는 개별 의원들의 판단과 책임이라고 전제한 채 존중 의사를 밝혔고, 작년 9월 러시아 입국을 거절당한 녹색당의 레베카 하름스 의원은 지지를 표하는 동시에 입국금지된 서방 정치인 명단 여부를 러시아 당국이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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