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과거 브래들리 전 WP 편집인 채용 검토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기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으로 이어졌던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로 유명한 벤 브래들리 전 워싱턴포스트(WP) 편집인을 '이중간첩'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한때 고려했다고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6일 보도했다.
이러한 사실은 정보공개법에 의한 요청에 따라 FBI가 최근 공개한 브래들리에 관한 52쪽 분량의 내부 정보파일에서 드러났다.
브래들리 파일이 공개된 것은 그가 지난해 10월 93세를 일기로 숨진 지 7개월여 만이다.
FBI 파일에 의하면 FBI는 1961년 인맥이 두터운 브래들리를 '이중간첩'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백지화했다.
FBI는 대신 당시 뉴스위크지에 있던 브래들리를 모 인사의 정보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파일에서 언급했다.
파일은 이 인사의 이름을 가명으로 처리했다.
FBI 파일은 브래들리와 1972년 사망한 FBI 초대 국장 에드거 후버와의 개인적 관계를 주로 언급하고 있다.
후버는 브래들리를 '엄청난 거짓말쟁이'이라고 불러 두 사람 사이가 매우 험악했음을 엿보게 했다.
후버는 심지어 "그(브래들리)를 믿느니 차리리 방울뱀을 믿겠다"며 브래들리의 취재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폴리티코는 후버가 1964년 자신에 관한 뉴스위크 보도가 호의적이지 않은데 대해 분노했다고 밝혀 두사람 관계가 나빠진데는 보도 내용이 영향을 준것 같다고 지적했다.
브래들리와 FBI는 계속 불편한 관계에 있었으나 후버가 사망한 뒤 양측은 화해에 나섰다.
1973년 클레어런스 켈리 신임 FBI 국장에게 올린 내부 보고는 브래들리가 FBI 측에 만남을 요청해왔으며 FBI와 WP의 우호적 관계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브래들리는 "우리는 서로가 편집증(강박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FBI 메모는 언급했다.
1968~1991년 기간 WP 편집인을 지낸 브래들리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사임케 만든 워터게이트 스캔들의 특종 보도를 진두 지휘했다.
그에 관한 FBI 파일은 그러나 워터게이트 스캔들 당시 WP와 백악관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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