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유엔 중동평화특사 사임
"제한된 권한에 좌절"…개인사업 여러 차례 구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유엔 중동평화특사에서 사임할 뜻을 밝혔다고 BBC 방송과 AP 등 외신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블레어 전 총리가 사임 의사를 확인하는 서한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달 정식 사임하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블레어 전 총리는 퇴임 직후인 2007년 6월부터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등 4자로부터 중동평화특사 자격을 부여받고 8년동안 일해왔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2국가' 해결책을 추구해왔다.
한 관계자는 블레어 특사가 제한된 권한에 "좌절감을 느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블레어는 특사로서 활동하면서 임무와 관련된 지역에서 개인 사업을 벌이다가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일간 텔레그래프는 그가 운영하는 자문회사 TBA가 콜롬비아 정부에 광산 거래 수입 20억 파운드(약 3조4천억원)의 내부적 배분과 관련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랍에미리트(UAE) 쪽에서 수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중동 전체의 평화를 위해 활동해야 할 블레어가 특정 지역과 연관된 자문활동을 벌이고 수수료를 받으면서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앞서 블레어는 카자흐스탄 대통령에게 유혈참사 대응 방안을 조언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기업의 중국 로비를 돕는 대가로 거액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블레어의 중동특사 역할은 오래 전부터 미미한 상황이었다.
EU는 2012년 블레어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으며,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4자 각료급 회의에 블레어를 초청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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