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투자 줄이고 배당 늘려'
행동주의 투자자의 경영진 압박 영향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미국의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는 줄이면서 주주에게 더 많은 돈을 돌려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업분석회사인 'S&P 캐피털 IQ'의 분석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편입 종목의 자본지출(Capital Spending) 비율은 2003년에 영업흐름(OCF)의 33.3%에 이르렀지만, 2013년에는 28.7%로 떨어졌다.
자본지출은 공장 설립이나 연구개발(R&D) 등을 위해 투자하는 돈으로 장기적인 차원에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하다.
반면, 배당금이나 자사주 매입비용 등 주주들의 자본수익(Capital Return)은 같은 기간에 17.7%에서 36.1%로 올라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흐름이 나타난 것은 행동주의 투자자(Activist Investor)의 목소리가 커진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주주의 권리 향상을 주장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기업의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도록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이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벌이는 주주 권리 제고 캠페인은 최근 많이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2010년보다 60%가량 늘어난 총 348건이 있었다. 이들이 보유한 규모도 1천300억 달러로 2011년의 2배가 됐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주주로 있는 기업은 이들이 주식을 매입하기 이전과 이후의 자본지출과 자본수익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이들이 주식을 매입하기 직전 해에 42%였던 자본지출 비율은 매입 5년 뒤에는 29%로 감소했다.
반대로 자본수익은 22%에서 37%로 올라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행동주의 투자자가 관여하지 않은 기업도 주주를 위해 자본 수익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기간 이어지는 저금리 기조는 자사주 매입을 위한 비용 부담을 줄여 주며, 자사주 매입은 주가부양으로 이어져 주주를 이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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