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제 무기 '뒤죽박죽' 라마디 전투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28 09: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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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러시아제 무기 '뒤죽박죽' 라마디 전투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전장에서 무기는 피아를 가리지 않는다.

이라크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의 분수령이 될 라마디 탈환 전투에서도 이런 '전쟁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라크 정부군은 물론 시아파 민병대, IS가 여러 나라에서 공급된 무기와 장비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번 라마디 전투에선 주로 미제와 러시아제 무기가 뒤섞여 공방을 벌이게 됐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뒤 해체됐다가 재창설된 이라크 정부군은 미국에서 공급한 무기를 주로 사용했지만, 라마디 작전에선 드물었던 러시아제 무기가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이라크와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연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무기를 이라크 정부가 대량으로 사들이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산 무기의 도입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십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IS가 이라크를 빠르게 점령하자 무장 헬리콥터와 Su-25 전투기, 지대공 미사일 등 주로 공습과 관련한 화력을 공급한 적 있다.

그러나 이번엔 전차와 개인화기, 로켓포 등 지상전에 필요한 무기를 라마디 탈환 작전에 쓸 수 있도록 다음 달 중순까지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에게 "이라크가 요구하는 무기를 최대한으로 충족할 것"이라며 "이라크에 무기를 제공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어느 선결 조건 없이 무기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17일 라마디에서 IS에 참패해 전황이 급박한데도 나흘 뒤 알아바디 총리가 하루 일정으로 긴급히 러시아를 찾아 'SOS' 신호를 친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대로 IS가 보유한 무기는 대부분 AK-47, RPG-7이 대표하는 구 소련제였다.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하고 수니파 위주의 정부군이 해산되자 IS의 전신인 이라크 내 강성 수니파 무장세력이 후세인 정권시절 정부군의 무기와 군장비를 그대로 이어받은 탓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IS의 무기고엔 미제 무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오합지졸' 수준이던 이라크 군경이 IS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패주하면서 미군이 제공한 무기 상당량을 남기고 가는 바람에 IS가 '전리품'으로 획득했다.

이때 IS가 확보한 무기는 M16A1, M4A1 같은 기본 개인화기부터 M249 기관총, FIM-92 스팅어 미사일, 험비, M1117 장갑차, M113 APC 등 중화기와 기갑 장비다.

특히 라마디 함락시 이곳을 지키던 이라크 특수부대가 최신 미제 무기와 차량을 놓고 도주했다는 보도도 나오는 만큼 IS는 이를 충분히 활용할 전망이다.

최신 러시아산 무기로 무장한 이라크 정부군과 미군 화기를 손에 든 IS가 교전하는 묘한 장면이 연출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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