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마이애미 쿠바 이민 성당 깜짝 방문
(마이애미 AFP=연합뉴스) 쿠바와의 50여 년 적대관계 청산을 추진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마이애미에 있는 쿠바 망명자들을 위한 교회를 깜짝 방문했다.
버내딧 미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대통령이 미국 내 쿠바 디아스포라(이산민족) 사회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자 마이애미에 있는 '자비의 성모 성당'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미한 대변인은 "자유와 기회를 찾기 위해 쿠바계 미국인들이 치른 희생, 미국 사회에 대한 그들의 기여에 대통령은 예우의 뜻을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당에 도착해 신도들에게 '올라'(hola·헬로라는 뜻)라고 인사를 건넨 뒤 예수와 성모 마리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쿠바의 독립 영웅 호세 마르티를 그린 성당 내부 벽화를 감상하기도 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이번 방문은 이중의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가톨릭계는 미국과 쿠바 양국의 관계 개선에 깊숙이 관여해 온 것으로 잘알려져있다. 지난해 양국의 국교 정상화 선언을 이끌어내는 매개체 역할을 한 것도 프란치스코 교황이었다.
또 마이애미 중장년층의 다수를 이루는 쿠바 출신의 망명·이민자들은 미국의 각종 선거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유권자 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들은 쿠바 공산 정권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움직임에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플로리다 국제대학 쿠바연구소의 세바스티안 아르코스는 이번 방문의 목적에 대해 "카스트로 정권과의 관계 개선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대통령이 쿠바 이민 사회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려는 명백한 시도"라고 말했다.
미국과 쿠바는 지난해 12월 54년 만의 역사적인 국교 정상화 선언에 합의한 이후 외교 관계 복원을 위한 실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쿠바는 29일 자로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될 예정이다. 또 21일부터는 양국 대사관 재개설을 위한 협상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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