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배대상 1호' 부패사범 양슈주 미국서 검거
미중 사법당국 물밑공조 본격화 신호탄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중국 정부로부터 '1호 수배자'로 꼽힌 국외 도피 부패사범이 미국에서 붙잡혀 곧 송환될 처지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이민관세청(ICE)은 양슈주(楊秀珠) 전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시장을 붙잡아 뉴저지의 한 구류시설에 수감 중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마르티네스 ICE 대변인은 "양 전 시장은 비자 면제 프로그램 기간을 위반해 중국으로 송환될 때까지 구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양 전 시장은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지난 4월 공개한 국외로 도피한 부패사범 100명의 수배 명단에서 맨 위에 올랐다.
양 전 시장은 2억5천만 위안(약 446억 원)의 공금을 횡령하고 가명으로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03년 초 출국해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각국을 거쳐 미국으로 달아났다.
도주 전에 해당 국가를 미리 18번이나 답사하고, 68일간의 동남아 도피 생활 중에 가짜 신분증만 29개를 마련하는 등 치밀한 면모를 보였다.
중국은 미국의 비자 면제 프로그램 대상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양 전 시장은 제3국의 여권을 사용해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완벽할 것 같았던 도피 행각의 꼬리가 처음 드러난 것은 그가 1990년대부터 소유하던 뉴욕 맨해튼의 5층짜리 건물을 놓고 2004년 세입자와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바람에 수배자라는 사실이 들통나면서다.
양 전 시장은 중국공산당이 대대적인 부패사범 검거 작전에 착수하기 전인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체포됐으나 구체적인 체포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양 전 시장의 체포와 본국 송환 방침은 미국과 중국 사법당국의 물밑 공조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범죄인 인도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음에도 미국이 비자 문제까지 뒤져 중국의 중요 수배범을 인도키로 한 것이 그 근거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