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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한옥마을 표지석 (전주=연합뉴스) 전북 전주시 전주소리문화관 옆에 서 있는 전주 한옥마을 표지석. 전주 한옥마을은 연간 관광객 500만명이 넘어서는 전북 관광의 1번지다.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고, 동·서양 건축물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15.5.9 <<전주시>>.DB. chinakim@yna.co.kr |
전주 한옥마을 슬로시티 재인증 안간힘…주민도 한몫
교통·숙박 등 대책마련…서포터즈도 공동체 활성화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전북 전주시와 풍남동 일대 주민이 슬로시티 재인증을 앞두고 한옥마을 가꾸기에 팔을 걷었다.
연간 5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전국적 관광지로 부상한 전주 한옥마을은 올해 11월 국제 슬로시티 재인증 여부가 결정된다.
2010년 슬로시티로 지정된 뒤 5년 만이다.
재인증이 코앞에 바짝 다가왔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슬로시티 지정 평가 항목을 종전 50여개에서 70여개로 확대하는 등 최근 인증 요건을 강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평가 항목 중 공해나 교통소음, 나들목(IC)의 자전거 주차 공간,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숙박시설의 수용 능력 확대 등 슬로시티로서 갖춰야 할 숙제들을 여전히 안고 있다.
특히 급격한 상업화로 한옥마을의 정체성이 위협받는 것도 재인증을 받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옥마을 일대 상업시설은 거의 400곳에 달해 이 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이 일대 전통 한옥(600채)을 추월할 태세다.
슬로시티로 지정될 당시 100여 곳에 불과했던 상업시설이 3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한옥 세 채 중 두 집이 상업시설인 셈이다.
이는 전국 관광명소로 주목받으면서 관광객과 시민이 몰리자 한옥을 고치거나 빈터에 상업시설이 속속 들어선 결과다. 이 때문에 고즈넉한 한옥마을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이는 재인증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한옥마을 원주민들이 가파르게 급상승한 땅과 집을 팔고 이주하면서 상가를 중심으로 한 협의체가 이 지역을 움직이는 것도 슬로시티 재인증 심사에서 자칫 회원 자격 상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남 장흥군이 2013년 슬로시티 재인증 심사에서 불합격한 것도 상업화와 관광객 증가에 따른 환경보전 미흡, 운영 주체의 부적합 등이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이러한 평가 항목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재인증을 위해 대책반을 꾸리고 시민의 관심을 독려할 계획이다.
우선 시는 혼잡한 교통과 부족한 숙박 문제 해결에 전력하고 있다.
그동안 무료로 운영하던 한옥마을 주변 기린대로(군경묘지 진입로∼한벽교)와 서천로(한벽교∼남천교)의 노상 주차장을 6월 1일부터 유료화하기로 했다.
특히 혼잡지구로 지정된 한옥마을 제1·2공영주차장의 주차요금(승용차 기준)을 이달부터 기존 시간당 1천원에서 2천원으로, 종일 요금을 기존 4천원에서 1만2천원으로 평균 2∼3배로 대폭 올렸다.
한옥마을 일대의 교통 혼잡을 막으려는 조치들이다.
대신 천주교재단으로부터 치명자산 성지 인근 2만4천㎡를 무상으로 임대받아 3월부터 차량 1천대를 동시에 수용하는 대형 임시 주차장을 만들었다.
이곳과 한옥마을까지의 거리가 1.2㎞인 점을 고려, 이 구간에 셔틀버스를 투입해 관광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몰려드는 관광객을 수용할 숙박시설 부족 문제도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고급형 숙박시설을 짓겠다는 업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건축심의를 신청했거나 건축이 허가된 대형 호텔은 모두 5곳으로, 객실 수를 모두 합하면 680개에 달한다.
이는 현재 영업 중인 전주지역 관광호텔과 호스텔의 객실을 모두 더한 것(660개)보다 많은 것이다.
이들 호텔이 들어서면 1박 이상 체류하는 관광객들도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국제 슬로시티의 인증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재인증 평가 관련 업무담당자와 슬로시티에 관심 있는 시민, 한옥마을 문화단체 대표 등 60명을 중심으로 올해 1월 '슬로시티 한옥마을 서포터즈'를 발족했다.
서포터즈는 '자연과 전통'을 중시하는 슬로시티 철학을 실천하고 주민공동체 활성화사업 발굴 육성, 지역 주민 간 연대 및 소통, 참여 유도, 한옥마을 관광객 환대서비스 실천 등에 힘쓰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슬로시티 자격을 잃지 않고 다시 지정되도록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살리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면서 "시민의 자발적 실천과 협조도 중요한 만큼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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