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시인 김지하 '오적 필화 사건' 구속
(서울=연합뉴스) '서울이라 장안 한복판에 다섯 도둑이 모여 살았겄다'
1970년 월간지 '사상계' 5월호에 재벌을 비롯해 국회의원, 고위 공무원, 장성, 장·차관을 을사오적(乙巳五賊)에 빗대어 풍자한 김지하의 담시(譚詩) '오적(五賊)'이 실렸다.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 집권 시도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인 터라 정권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사상계의 시판을 중단하는 선에서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야당인 신민당의 기관지 '민주전선'이 6월1일자에 오적을 실으면서 다시 문제가 됐다.
6월2일 새벽 중앙정보부와 종로경찰서 요원들이 민주전선 10만여부를 압수했고, 김지하와 사상계 대표 부완혁, 편집인 김승균, 민주전선 출판국장 김용성을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어진 재판에서 검찰은 "계급의식을 고취할 목적으로 시를 지었다"며 유죄를 주장했지만, 김지하는 "부정부패가 이적(利敵)이 될지는 몰라도 이를 비판하는 소리가 이적이 될 수는 없다"고 맞섰다. 당시 신문을 보면 검찰이 공소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시 오적을 읽자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는 대목이 나온다.
월간 사상계는 그 여파로 1970년 9월26일자로 등록을 취소당했다. 사상계는 문공부 장관을 상대로 등록 취소가 부당하다는 소송을 제기했고, 1971년 10월26일 서울고법 특별부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실제로 복간된 것은 2005년이었다.
▲오늘의 소사(小史)
- 1909년 = 일간 대한민보, 시사만화 첫 게재
- 1924년 = 미국 의회, 인디언 원주민에 시민권 부여
- 1953년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즉위
- 1966년 = 미국 서베이어 1호 달 착륙
- 1993년 = 제1차 북미 고위급 회담 개막
- 2013년 =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전면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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