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50년…여전히 신선한 모험기
맥밀런, 150주년 기념 무삭제 완역본…사파리, 국내 번역 출간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1862년 7월 어느 날, 세 꼬마 숙녀가 영국 템스 강에서 뱃놀이를 즐기며 한 신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이야기는 '앨리스'라는 소녀가 우연히 토끼 굴로 떨어지면서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이상한 나라를 발견하는 내용이었다.
강둑에서 언니와 놀던 앨리스. 재미없는 책을 보며 지루해하던 순간, 눈앞에 하얀 토끼가 휙 지나간다.
앨리스는 토끼가 "아이코, 이를 어쩌나! 너무 늦겠는걸!" 하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토끼가 조끼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보고 다시 뛰어가는 걸 본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에 도착한 앨리스는 몸이 커졌다가 작아졌다 하고, 눈물로 찬 웅덩이에서 헤엄치는 기행을 한다. 담배 피우는 애벌레와 망치로 변하는 홍학, 괴팍한 하트 여왕과 이상한 다과회를 만든 모자 장수를 만나 기쁨도 슬픔도, 터무니없는 오해도 겪는다.
꼬마 숙녀들은 신사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신사가 이야기를 마쳤을 때, 아이들 가운데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앨리스가 이야기를 글로 써 달라고 했다. 신사는 다음 날부터 바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꼬마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신사는 작가 루이스 캐럴(1832~1898)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이야기를 써달라고 한 꼬마 앨리스는 캐럴이 수학을 가르치던 대학 학장의 딸이었다.
캐럴은 앨리스의 말에 따라 2년 5개월에 걸쳐 동화 '앨리스의 땅속 모험'을 썼다. 이후 수정과 삽화 작업을 거친 동화는 1865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제목으로 영국 출판사 맥밀런에서 출간됐다.
캐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쓰고 7년 뒤, 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도 펴냈다. 캐릭터를 창조해 내는 캐럴의 솜씨는 속편에서 더욱 빛난다.
변덕쟁이 빨간 여왕과 하얀 여왕, 방울 하나 때문에 결투까지 벌이는 쌍둥이 트위들덤과 트위들디, 인간을 신기해하는 유니콘까지 다양한 캐릭터가 전작 이상의 역동적인 모험과 재미를 선사한다.
올해로 출간 150년을 맞아 맥밀런 출판사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합본한 특별판을 선보였다. 도서출판 사파리는 이를 한글판 '가장 완전하게 다시 만든 앨리스'로 펴냈다. 정회성 번역가가 번역을 맡았다.
두 작품 모두 캐럴 생전에 마지막으로 출간된 1897년 판본을 원본으로 삼아 완역하고 작품 이해를 돕고자 주석을 붙였다. 원작의 화룡점정이라고 평가받는 존 테니얼의 펜 그림에는 색을 입혀 현대적 감성으로 다시 탄생시켰다.
'앨리스' 시리즈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숨겨진 일화까지 그림·사진과 함께 실리니 480쪽의 묵직한 책이 됐다. 가격 3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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