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치 않은 각종 경제 지표에 메르스 악재까지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02 10: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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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경상수지 흑자행진…디플레 우려 여전
정부, 내달까지 경기살리기 대책 잇따라 발표

편치 않은 각종 경제 지표에 메르스 악재까지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행진…디플레 우려 여전

정부, 내달까지 경기살리기 대책 잇따라 발표



(세종=연합뉴스) 이상원 이광빈 김동호 기자 = 경상수지가 '불황형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담뱃값 인상 효과를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전망을 둘러싼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한국 경제는 성장을 지탱해 온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내수에 악영향을 미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까지 겹쳐 외양으로는 설상가상의 처지에 놓인 모습이다.

정부는 그럼에도 경기의 전반적 회복세는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경기회복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내달까지 벤처, 관광, 청년고용, 수출, 해외투자 활성화, 금융허브 등 경제 각 분야의 대책을 잇따라 내놓는다. 올해 남은 기간의 경제정책 방향도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대책뿐만 아니라 통화당국의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흑자에 붙은 꼬리표 '불황형'…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서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올 4월의 경상수지 흑자는 81억4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3.7% 늘었다.

2012년 3월부터 38개월째 흑자로 1986년 6월부터 38개월간 이어졌던 최장 흑자기간과 같은 기록이다.

소규모 개방 경제인 한국 입장에서 경상수지 흑자는 긍정적이지만 내용을 보면 반갑지 않은 흑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4월 상품수지 흑자는 125억6천만 달러로 3월의 112억5천만 달러보다 늘었다. 수출이 11.2% 줄고 수입은 17.9% 감소한 때문이다.

수출을 많이 해서 흑자가 늘어난 게 아니라 경기가 좋지 않아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 이룬 흑자라서 불황형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같은 날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0.5% 올랐다.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째 0%대 상승률이다.

담뱃값 인상 효과(0.58%포인트)를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째 마이너스여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에 대해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요인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완만하게 상승한 가운데 기저효과가 소멸되고 있다는 게 전망의 근거다. 작년 상반기에는 배럴당 105달러에 달하는 고유가였지만 작년 하반기는 배럴당 88달러의 저유가여서 국제유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실물경제 개선에 따른 수요 증가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석유류 하락 효과에 따른 저물가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면서 "물가 상승률이 최저점을 지났다는 진단도 있다"고 전했다.



◇ 수출 감소 속 내수시장 돌출 악재 '메르스'



한때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라는 칭송을 받았던 수출은 충격적으로 줄고 있다.

올 5월 수출은 423억9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줄었다. 2009년 8월(-20.9%)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줄었고 감소폭은 매월 커지고 있다.

수출 부진은 전체 산업생산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4월 소비가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수출 부진에 따른 생산 저조로 4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에 이어 2개월째 감소했다.

4월까지 수출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 가격이 내려가 금액 기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5월에는 물량 기준으로도 감소했다.

중동 지역에서 우리나라로 유입된 메르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메르스는 관광, 유통 등 내수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사람이 많은 곳을 꺼릴 수 있어 여행·관광업이나 상영관 운영업 등 일부 업종이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중국인 손님 비중이 높은 면세 및 외국인 전용 카지노 기업 주가가 하락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 내달까지 경기 살리기 대책 쏟아진다



정부는 이곳저곳에서 우울한 지표가 나오고는 있지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게 유지되고, 수출입에도 크게 영향을 미쳐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졌다"며 "경기 전체적으로는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회복의 강도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사실인 만큼 다음 달까지 경기회복을 가속화시킬 각 분야의 굵직한 정책들을 줄줄이 내놓을 계획이다.

중국인 관광객 '유커(遊客)'를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한 관광산업 활성화 대책, 벤처·창업 붐 확산방안, 수출 촉진 대책, 중장기 위안화 금융 중심지 로드맵, 경상수지 흑자로 쌓인 달러화를 해외로 돌려 환율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 등이 정부가 검토 중인 대책들이다.

이달 하순 공개하는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 등 추가 부양책을 시행할지도 밝힐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책 당국이 위기 의식을 갖고 경기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디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와 결합해 경기를 끌어내리고 있는 총체적인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책당국뿐만 아니라 통화당국도 원화강세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면서 "요건이 충족되면 추경 편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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