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쯔강 침몰 유람선 선장 '책임 방기론' 찬반 논란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03 12: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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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물어야" vs "순식간에 전복돼 크게 비난못해"


양쯔강 침몰 유람선 선장 '책임 방기론' 찬반 논란

"책임 물어야" vs "순식간에 전복돼 크게 비난못해"







(상하이=연합뉴스) 한승호 특파원 = 중국 양쯔(揚子)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선장에 대한 '책임 방기론'을 둘러싸고 중국에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고 선박인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호의 선장이 지난 1일 밤 침몰사고가 발생한 직후 배를 버리고 헤엄을 쳐서 뭍으로 올라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선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선장은 특히 탈출 직후 "배가 갑자기 회오리바람을 맞아 순식간 침몰했다"고 밝혀 이번 사고를 '천재지변'에 의한 것으로 돌렸다. 이 같은 주장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비난이 더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신문신보(新聞晨報)는 상하이(上海) 해사(海事)대학 교수, 상하이 해사사법감정센터 책임자, 40년 선장 경력자 등 전문가들에게 선장의 책임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물어 책임 방기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들었다고 3일 전했다.

이들 전문가는 선박이 회오리바람을 만나 전복되는 데 통상 8~10분이 걸리기 때문에 승객을 어느 정도 탈출시킬 수 있지만, 만약 1~2분 사이에 완전히 뒤집혔다면 선장과 기관장도 승객을 대피시키기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판단 아래 선장이나 기관장이 배를 버리고 헤엄쳐 나온 것만으로 그들에 대해 책임 방기라는 멍에를 씌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선장과 기관장이 배의 윗부분인 조타실에 있어서 배가 전복된다는 사실을 먼저 알고 탈출하기도 비교적 용이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선박이 악천후를 만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선장이 운항을 중지하거나 항로를 변경할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누리꾼들도 전문가들의 이런 견해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중국 인터넷 포털 '시나닷컴'에서 필명을 '漢江孤客'(한강고객)으로 쓴 누리꾼은 선박이 순식간에 전복됐다는 사실이 확실하다는 것을 전제로 "선장이 배에서 도망친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고 크게 비난할 바가 못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누리꾼들은 대체로 "선장은 마땅히 배와 함께 생사를 같이해야 한다"거나 "그래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공안에서 조사받고 있는 선장에 대한 책임 문제는 유람선이 침몰한 직후 위험 신호 발송 등 적절한 긴급 조치를 취했는지와 당시 기상 상황 등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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