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천 탄생 100주년…동요시집 '호박꽃 초롱' 복간
재미마주, 소천 동화집 9권도 복간 예정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호박꽃을 따서는 / 무얼 만드나. / 무얼 만드나. // 우리 애기 조그만 / 초롱 만들지. / 초롱 만들지."(호박꽃 초롱)
아동문학가 강소천(1915~1963)이 1941년 펴낸 동요시집 '호박꽃 초롱'이 출판사 재미마주에서 복간됐다.
'호박꽃 초롱'은 강소천이 1930년 이래 '아이생활'과 '신소년' 등 지면에 발표한 작품을 모은 책으로, 작가의 생동감 있는 언어가 돋보이는 동요시 33편과 동화 2편이 4부로 나뉘어 실려 있다. 시인 백석은 책머리에 '서시(序詩)'를 써줬다.
함경남도 고원군에서 태어나 함흥 영생고등보통학교를 다닌 소천은 이 동요시집을 펴내고 10년 뒤인 1951년 1·4 후퇴 때 가족과 고향을 뒤로 한 채 월남했다.
복간본은 1941년 2월 박문서관에서 간행한 초간본을 원본으로 삼았다. 작품 배열은 초간본을 따르되, 세로쓰기를 가로쓰기로 바꾸고 판형을 키웠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오늘날에 맞게 고치고 편집상 분명한 오류나 어법에 어긋난 표현은 바로잡았다. 지금 잘 쓰이지 않는 말이나 어려운 말은 쉽게 풀어썼다.
표지 그림은 정현웅 화백이 그린 원본을 수정·보완했다. 초간본에는 본문 삽화가 없지만 복간을 맞아 원로 화가 김영덕이 시에 어울리는 삽화를 그렸다.
서석규 아동문학가는 책머리에 붙인 소개 글에서 "'호박꽃 초롱'은 일제 말기의 강압적 국어말살 정책 아래서 우리말 우리글로 펴낸 창작 동요시집이라는 점에서 강소천 문학의 기대에 찬 출발을 선언한 뜻있는 금자탑"이라고 말했다.
재미마주는 강소천의 동화집 9권도 올해 복간할 예정이다.
132쪽.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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